배너 닫기
뉴스등록
맨위로

숲해설가 ‘천안에 떳다’

희노애락/ 고화수(60)·최명자(47)·숲해설가

등록일 2009년06월23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숲해설가, 얼마나 멋진 말인가요.”

한 젊은이에게 해병대를 지원한 까닭을 묻자 “팔각모가 멋져보여서요” 했다. 고화수(60)·최명자(47)씨에게도 천안 전체에 그들만이 가진 ‘숲해설가’란 명칭이 멋져보일 수밖에.

최명자(좌측)와 고화수씨는 숲해설가 이전에 아는 사이. “숲이 인간에게 제공하는 무한한 유익을 안다면 당연한 것 아닌가요.”

고화수씨는 숲의 전령사인 것을 긍지로 여긴다.

“제가 경험한 거예요. 한때 어린이집 원장도 했는데, 몸도 아프고 우울증도 걸렸었죠. 그런데 신기한 거 있죠. 숲해설가 일을 하며 몇 개월만에 싹 고쳐진 거예요.”

그간 이론적으로만 알고있던 숲의 유익을 경험한 것은 일생에 기적같은 일이었다.

군인가족으로 전국을 떠돌던(?) 최명자씨도 숲해설가가 되면서 생활이 달라졌다. 숲의 향기와 지천으로 피어있는 야생화를 매일 만나볼 수 있는 기쁨. 성거에서 태학산휴양림까지 오가는 데만도 하루 3시간, 그러나 즐거운 일상의 연속이다.

“태학산을 와 본 분이면 다들 감탄합니다. 그런데요, 아직도 대부분 시민들이 모르는 거 같아요. 저도 천안서 27년 여를 살았지만 지난해 가을께야 ‘숲해설가’일에 신청하면서 우연히 알게 됐어요. 오후 늦게 무작정 버스를 타고 가봤죠. 근데 차편이 없어 10분만에 돌아왔어요.”

이들은 태학산휴양림이 시민들과 소통하기 위해선 ‘인지도와 차편’ 문제가 해소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물론 전국에서 연간 10만명이 찾아들고 있다지만, 천안시민에겐 아직도 닫혀있는 문인 게다.

“숲해설가, 하면 무얼 할 수 있을까 하겠지만 숲을 통해 인간이 좀 더 인간다워지는 세상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해요. 나무에 청진기를 대면 ‘스르륵’ 하는 움직임이 들려요. 물관·체관을 따라 영양분과 수분이 공급되는 소리죠. 나무가 살아있다는 거예요. 꼬마아이들은 참 신기해하죠. 덩굴 밑에 아주 작은 야생화가 살아가는 이야기도 들려주죠. 숲을 사랑하는 방법을 배우는 거고, 우리는 숲해설가로 가교역할을 하는 거죠.”

숲을 망치는 사람도 더러 있단다.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고, 야생화를 캐가고, 온통 휘젓는 사람이 가끔 있다.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냐’고,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태학산휴양림을 찾아와 숲이 주는 사랑을 배우란다.

“우리가 성심껏 모실께요.”

김학수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관련뉴스 - 관련뉴스가 없습니다.
유료기사 결제하기 무통장 입금자명 입금예정일자
입금할 금액은 입니다. (입금하실 입금자명 + 입금예정일자를 입력하세요)

가장 많이 본 뉴스

종합 뉴스 라이프 우리동네 향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