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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각미술관 찾으면 문 열어줄까?”

시 관광안내에 홍보… 평상시 닫힌 문, 방문객들에겐 오픈

등록일 2009년06월23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천안시 관광안내도에는 리각미술관이 표시돼 있다. ‘리각미술관? 천안에 미술관이 있었나’ 하며 금시초문인 사람들이 많다. 반가운 마음에 유량동에 가보면 정문이 잠궈져 있기가 십상.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못한 채 오래도록 지역사회에서 방치된 미완성의 미술관으로 남아있다.

최근 리각미술관 앞 정원에 설치한 그의 작품.
리각미술관은 경희대 교수였던 이종각(조각가·73) 관장의 것이다. 리각미술관을 만들었지만 열악한 경제적 사정으로 문을 못 연지 10년이 넘었다. 미술관 내부전시장은 작품들로 전시형태를 갖춰놓고 있지만, 고정화돼 있는 상황. 그렇게 힘들 줄 알았다면 작은 미술관으로 만족했을 거란다.

“올해 도에서 1100만원이 나오는 등 모두 1740만원을 지원받았죠. 그런데 소나무 나무전지만 600만원이 들었으니, 혼자서 꾸려가기는 막막합니다.” 이런 이유로 문도 못 연채 때만 기다리는 처지. 언젠가는 정상적으로 문을 열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갖고 있다.

최근 서울시에서 난지도 노을공원(조각공원)에 세울 조각상을 위해 10명의 작가가 선정됐는데, 이 관장도 뽑혔다. 전국의 최고반열의 작가들 속에 포함된 것은 오로지 그의 실력과 경력을 인정해서다. 작품활동은 고희를 넘긴 나이에도 꾸준하다. 최근에도 리각미술관 앞 너른 터에 한 점을 설치했다. 미술관 앞 너른 잔디공원에는 그가 만든 대형작품 10여 개가 조성돼 있다.

한때 지역사회에서도 애정을 갖고 이리저리 나섰던 이 관장은 “말이 많아도 이뤄지는 게 없음”을 탓하며 조용히 살고 있다. 열정을 갖고 자문하고 나서도 뜻대로 가는 것 없어 내심 섭섭한 듯.

“천안은 세계적인 작가의 작품이 거리로 나와야 해요. 하나를 만들어도 제대로 해놓는다면 그것을 보러 오는 사람들이 생기죠. 천안에도 많은 조각상이 설치됐지만, 그런 흥미와 호기심을 주는 작품이 없어요. 그렇다고 돈을 적게 들인 것도 아니거든요.”

전 시장에게도 말한 바 있다. “당시 4억인가 들여 조각공원을 만든다 해서, 그러지 말고 좀 더 들여 제대로 된 작가의 작품을 설치하는 것이 장래에 낫다”고.

이 관장은 타 지역의 미술관을 부러워한다. 아산만 해도 미술관 관련 진흥조례안이 만들어져 있단다. 개인미술관이 지역민과 소통하기 위해선 여러 도움이 필요하고, 그 중 관의 협조가 절실하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다행히 관심갖고 있는 의원이 있어 천안시도 조례안 추진이 모색되고 있다.

이 장관은 “그래도 찾아오는 사람들이 헛걸음되지 않도록 문을 열어줍니다. 혼자 주차관리나 관람객이 버린 담배꽁초를 줍는데도 힘들어요. 좋은 생각들이 모여 리각미술관이 오픈됐으면 좋겠어요” 한다.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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