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거리 아트마켓의 형상이 드러나고 있다.
무일푼으로 준비한 예술시장이 입에서 입으로 호응하며 예술인들이 삼삼오오 모여들고 있다.
삼거리공원의 아트마켓을 여는 장소는 그늘도 있고, 잔디도 있어 관객들이 편히 쉬고 보고, 듣고, 먹고 갈 수 있을 전망이다.
아트마켓의 취지는 예술과 관객의 만남이 첫 번째요, 예술이 살아있는 삼거리공원의 명소화가 두 번째다. 그렇지 않다면 사람이 없는 삼거리를 택하지도 않을 테고, 돈도 없이 행사를 벌이지도 않았을 것.
각종 공연행사를 기획·연출하는 고제형 교수는 “잘만 하면 흥타령축제보다 더 크고 멋진 축제가 될 수 있다”고 격려했다.
첫 시작은 정근산 문화장터 대표로부터였다. 지난 판페스티발에서 정 대표는 예닐곱팀을 ‘아트마켓’으로 운영했다. 뜻맞는 예술인 몇몇이 지원없이 참여했고, 축제장에서 나름의 성과를 거뒀다. 축제가 끝나자마자 다시 모인 이들은 ‘이젠 예술시장을 독단적으로 열어보자’는데 의견을 모았다.
전재분 다림헌 회장은 “참 좋은 취지”라며 함께 하겠다는 뜻을 보였다. 소귀분 회장도 아트마켓에 어울리는 팀들로 꾸려 참여하겠다고 약속했다. 공예품들이 주축을 이뤘지만, 미술도 참여의사를 밝혔다. 민성동 환경미술협회 도지회장도 회원참여에 적극적 의사를 밝혔다. 이렇게 모여든 아트마켓 상인은 30여 팀을 훌쩍 넘겼다.
예술품만 파는 행위만으로 시민들의 발걸음을 옮길 수 있을까.
주연인 예술품의 소통을 도와줄 조연이 필요한 상황. 무대를 꾸밀 예산조차 없지만 판프린지를 운영하기로 했다.
박정숙 음악협회자부장이 “나부터 무대에 서겠다”며 호응했다. 물론 일절 무료. “다문화가정모임인 모이세를 참여시켜 여러나라의 음식을 선보이겠다”는 추가서비스도 약속했다. 연주단체 풍경소리도 적극 참여의사를 밝혔다. 오카리나 연주자인 한완희씨는 “그렇게 좋은 취지라면 발벗고 힘을 보태겠다”며 격려했다. 류상현 청소년 오케스트라 단장은 음향시설과 원활한 운영을 위해 도움을 주기로 하면서 연주팀도 충분히 확보했다.
예술품과 연주 외에도 ‘예술’을 팔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이 가능하게 됐다. 방일원 천안사진작가협회 회장도 “사진이 호응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 참여하겠다”고 했고, 파전 등의 먹거리를 준비하기로 한 팀도 생겼다.
천안시 예술행사 중 돈 안드는 행사, 모든 예술인들이 함께 하는 행사로는 아트마켓이 처음일 것. 많은 예술인들을 만나 협조를 구하면서 수십개의 아이템도 얻었다. 다만 한꺼번에 다 펼칠기에는 시간과 준비가 모자란 것. ‘매월 마지막주 토요일’ 지속적으로 열기로 하면서 2회, 3회때 더 많은 아이템을 사용하겠다는 구상이다.
고민은 이제 한가지, 시민이 얼마나 찾아올까 하는 것 뿐. 이를 위해 다양한 홍보전략도 모색 중이다. 아트마켓이 돈없이 준비했으니, 참여 또한 입에서 입을 통해 홍보되는 것도 바람직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임선영 충남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팀장은 “나와 내 딸도 뭔가 만들어서 아트마켓에 참여하겠다”고 전했다.
정근산 대표는 “취지와 준비가 너무 좋다 보니 관객이 얼마나 찾아올 수 있을까 괜한 걱정이 앞선다”며 “최선을 다해, 성실하게 밥상을 차리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