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문화원(원장직무대행 반인충)이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했다. 문화원은 현재 외부관심이 일절 끊긴 고립무원(孤立無援)의 상태. 천안시는 ‘재산환수를 위한 행정대집행’이라는 칼을 빼들고, 여차 하면 벨 태세다. 시 관계자는 ‘대집행은 문화원 포기의사와 같다’는 의사를 갖고 있다. 문화원 내 세력이 두 패로 갈린 대치상황에서, 사유화세력과는 절대 타협하지 않겠다는 의지만큼은 강하다.
반인충 원장 직무대행이 ‘이사회 전원사퇴’를 이끌어 낸 후 잠시 비대위 추진을 망설이다 2개월 여를 관망해온 것은 비대위가 내부의 정상화가 불가능하다고 판단될 때 꺼내들 히든카드라고 생각했기 때문. 그러나 사유화세력의 반발이 꺾이지 않으면서 지역사회가 원하는 정상화는 요원한 상태로, 결국 비대위를 꺼내든 것.
최병연 천안문화원 부장에 따르면 지역사회를 대표할 각 기관·단체에 공문을 발송, 오는 25일까지 위원추천을 요망해 놓고 있다. 여기에는 천안시와 경찰서, 교육청, 문화원연합회 등으로, 모두 14명의 추천위원이 구성될 전망이다.
비대위의 향방에 대해서는 어떤 것도 결정되지 않았다. 비대위 위원들이 인적구성부터 향후 문화원 정상화를 위해 어떤 절차를 밟을지 결정하게 된다.
현재 천안문화원의 정상화를 위해 표면적으로 뛰는 사람은 일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전에 잠시 시민단체와 예술인 등 일부가 정상화 목소리를 높이며 시위와 서명행사 등을 벌이기도 했지만, 정상화 진전 없이 장기화되면서 모두 관심을 버린 것.
문화원 관계자는 “도청이고 연합회고간에 천안문화원 정상화에 대한 의지가 없어 보인다. 불순한 사람들의 불순한 행태만 있다”고 불만을 터뜨리며, 마지막 수단인 비대위가 정상화를 위해 물꼬를 터주기를 희망했다.
<김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