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앞 분수대가 좋겠군.’
뙤약볕에 찡그린 눈이 분수대를 향한다. 성큼성큼 다가가 요밀조밀 살펴보곤, 한숨을 내쉰다. 천안천변을 따라 둘러본 1시간 여. 드디어 공연무대에 적합한 곳을 찾아냈다.
김태형(51)씨는 ‘풍경소리’ 단장이다. 열두세명 되는 단원들과 음악봉사를 한 지 수년. 환경공학을 전공한 그는 최근 변모하는 도심하천에 관심이 부쩍 늘었다. 시가 막대한 예산을 들여 생태하천으로 정비하고 있는 천안천과 원성천이 눈에 띄게 달라지고 있지만 사람들의 이용률은 저조한 상태. 천안시민들의 도심하천이 되기 위해 어떤 것들이 필요할까 고민하던 중 ‘천변음악회’를 개최해보는데 생각이 걸렸다.
“요즘은 자주 천변을 거닙니다. 문화예술과 시민들이 소통하는 장소로서 천변은 상당한 매력을 담고 있습니다. 얼마전에 가본 청계천도 정착이 돼있더군요. 시낭송도 하고 다양한 발표회도 갖고, 음악회도 여는 천변문화가 천안에도 가능하게 된 것은 큰 기쁨입니다.”
신부동 천안천이 내다보이는 곳에 사는 그는 얼마전부터 개구리 소리를 들으면서 옛날 향수에 젖어 감격했다고 고백한다. “한번은 천안천에서 나이드신 분을 만났는데 기타를 갖고 나오셨어요. 벤치가 없음을 아쉬워하면서 연주를 하시더군요. 나도 같이 노래를 한 곡 불렀죠.”
문화예술이 숨쉬는 천변, 굳이 돈들여 무대를 만들지 않아도 되는 진정한 생활음악을 향유해보자는 취지에서 김 단장의 기대는 무척 고무돼 있다.
“한번 단원들과 천변음악회를 준비해 보렵니다. 이곳 분수대엔 엠프시설이 있어 쓰기 편합니다. 정비공사가 끝나는 대로 음악회를 열어보고, 또 원성천변쪽도 좋은 무대장소를 찾아 음악회를 열어보려 합니다. 뜻있는 음악인들이 함께 할 수 있다면 더욱 좋겠습니다.”
문의/010-3632-3343
<김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