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금) 천안박물관에서 ‘천안삼거리 및 호두과자의 역사문화적 의의’에 대한 충청남도 역사문화연구원 제15회 워크샵이 있었다. 천안시가 주최하고 충청남도역사문화연구원·천안박물관이 주관했다.
변평섭 충남역사문화연구원장은 “한국인에게 ‘천안’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천안삼거리와 천안호두과자임에도 그 역사성과 문화사적 의의는 체계적으로 정리되지 못했다”며 “다행히 천안시에서 중요성을 인식해 종합적인 학술조사를 진행중에 있고, 그 하나로 이번 학술회의가 마련돼 기쁘다”고 밝혔다.
성무용 천안시장은 “100년의 역사를 이어온 천안 호두과자는 천안의 매우 가치있는 자산”이라며 “심층적인 토론으로 천안삼거리와 호두과자의 역사적·문화적 가치를 새롭게 조명하는 자리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황남빵·안흥찐빵처럼
기조발표에 나선 윤용혁 공주대 교수는 호두와 연관한 지역정체성을 언급하며, 일단 유청신의 호두나무 전래는 기록으로 확인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한 유청신이 전남의 토착인물임을 들어 만일 광덕사에 호두나무를 심었다고 한다면 지역적 연고가 아닌 종교적 인연 때문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는 천안이 가진 호두의 상징성을 홍보로 연결시킨다는 의미에서 ‘천안호두박물관’과 같은 연구·전시시설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어 최상은(상명대)·유동환(호서대) 교수가 호두과자에 대한 민속적 특징과 문화콘텐츠 활용방안에 대해 주제발표했다.
최상은 교수는 호두와 호두과자와 관련된 자료가 매우 빈약함을 지적하며 “오래 전부터 철도여행선물의 대명사가 된 선구적인 근대과자라는 점을 부각시키고, 예전의 맛과 명성을 되찾고 개발하는데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비슷한 시기에 출발한 경주 ‘황남빵’이 경북 지정명품으로 등록된 점과, 찐빵마을을 조성·관리하고 있는 ‘안흥찐빵’을 비교하며 주재료의 전래지이기도 한 천안호두과자의 체계적인 관리를 주문했다. 최근 많은 업체들이 우후죽순처럼 매장을 개설하고 있는 시점에서 중점관리는 자칫 품질저하와 이미지 실추로 이어지는 우려를 방지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천안호두축제를 더욱 심층·연구해 발전시키는 것도 중요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유동환 교수는 천안삼거리와 호두과자를 기반으로 한 지역문화기반 문화산업 육성방안을 살폈다.
먼저 맛을 통해 천안을 알려주는 명품관리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자주 지적되는 천안호두과자 생산기업의 난립은 명품으로 가는데 적신호. 둘째 특산성을 꼬집었다. 삼거리에 삼거리문화가 없고, 호두과자에 천안호두가 없는 상황이 문제라며 그곳에 가야 그 맛을 느낄 수 있는 ‘장소브랜드’가 확보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야기가 담겨진 음식기행, 공간 스토리텔링, 이야기체험형 설화축제 등 모든 요소들에 이야기를 씌워 관광객의 체험성을 극대화시키는 테마전략과, 오감이 골고루 체험되는 다감각 경험상품 개발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