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부터 시운전에 들어갔던 원성천·성정천 역펌핑이 5월25일경부터 본격 가동됐다.
“그동안은 역펌핑관로 속의 퇴적물이나 누수, 기계를 점검해왔습니다. 그래서 펌핑을 하다 중단하다 번복했죠. 이젠 늘상 펌핑이 가동될 겁니다.” 시 건설도로과 이태석 하천관리팀장이 시운전에 이상이 없음을 설명했다. 천안천안 아직 중·하류에 정비공사가 끝나지 않은 상태. 올 말까지는 공사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유량동길 은행나무 음식점 앞 역펌핑 방류지점. 5월 말부터 하루 1만500톤의 하수처리수를 내보내고 있다.
평균 10㎝, 깊은곳 20㎝
원성천은 하천정비가 끝났고, 천안천은 올 말까지 완료할 예정. 차후 성정천과 삼룡천까지 생태하천으로 정비하면 천안 도심하천 4곳이 말끔해질 전망이다.
현재 천안시가 역펌핑할 수 있는 하수용량은 ‘일일 3만톤’에 이른다. 시는 하수처리장에 1만5000톤짜리 펌프를 3대 설치했다. 하지만 펌핑관로를 통해 물을 상류로 끌어올릴 수 있는 용량은 하루 3만톤으로, 1대는 고장 등에 따른 여유분일 뿐이다. 지난 5월 말부터 본격 가동된 역펌핑은 원성천에 1일 1만500톤, 성정천에 4000톤을 흘려보내고 있다. 올해 말 공사가 끝나면 천안천에도 1만5500톤을 흘려보낼 예정이다.
“물의 유량은 평균 10㎝ 정도 됩니다. 깊은 곳은 20㎝까지, 얕은 곳은 아예 마른 바닥이 보일 정도죠. 도심하천으로 시민들이 사용하기는 좀 부족한 감이 있지만, 다양한 방법을 강구해볼 생각입니다.”
시 건설도로과 한상천 과장은 당장 물장구치는 하천으로 이용되기는 우려가 있다고 신중하게 말한다. 하수장에서 역펌핑된 처리수는 1급수로 깨끗하지만, 그동안 하천이 오염돼 있는 곳들로 상당시간 정화기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3단계 처리로 ‘염소’ 성분까지 잡고 있지만, 아직 ‘질소나 인’이 많은 축산폐수가 하수처리장에서 처리하고 있는 것도 꺼림칙하다. “조만간 성환폐수장쪽으로 축산폐가 처리를 옮기면 이마저도 잡아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관리문제 ‘여전히 답 없어’
도심하천의 악취를 없애는데 성공했지만 ‘시민들의 생태하천’으로 만드는 몫은 시행정만으로 턱없이 부족하다.
하천변을 시민들의 휴식처로 조성하기 위해 시는 하천변 5군데에 비싼 분수대를 설치해놓고 있다. 시에 따르면 1년 관리비만 1억원이 든다는 설명이다. 불당초등학교 옆 장재천변에는 야외무대도 마련해놨지만, 그 이상의 노력을 기대기는 역부족이다. 시는 관할지역별로 잡풀제거나 쓰레기줍기 등을 관리몫으로 두고 있다. 때되면 풀 깎고, 방역소독하는 것과, 일부 동 주민센터가 나서 화단조성 정도를 추진하고 있는 것이 전부다.
하천정비와 역펌핑으로 유량을 확보했다면, 이젠 생태하천이 시민품으로 들어오도록 하는 다양한 아이템이 필요한 시점이다. 구간별로 음악무대를 꾸밀 수도 있고, 예술인들의 예술소통의 장소로도 활용할 수 있다.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나 대화의 장소로도 훌륭하다.
장재천이 흐르는 불당동의 한 주민들은 몇몇이 나서 ‘장재천 축제’를 기획하려 하고 있기도 하다. 한 구역의 상인과 예술인이 주축이 돼 낭만적인 축제를 벌이려고 하는 것. 그 중심에 장재천이 있는 것이다. 이들은 생태하천과 예술이 함께 할때 멋진 명소로 자리잡을 거라는데 이견이 없었다.
위부터 아래까지 훑어본 ‘원성천변’
정비된 천변, 시민이용 적어… 활용아이템 개발해야
원성동 불난다리 위편 징검다리에서 상류측으로 바라본 전경. 송사리떼가 다니고, 물 유량이 제법 많다. 고수부지가 넓어 작은음악회를 열어도 좋을 듯.
원성천의 역펌핑 방류지점은 유량동 은행나무와 고기나무 음식점 사이의 하천이다.
지난 4일(목) 찾아가본 원성천은 공공근로자들이 하천변 청소를 하고 있었다. 역펌핑된 물은 2m 남짓한 폭포를 이루며 하천으로 떨어져 내렸다. 물줄기는 하얀 포말을 이루며 시원한 풍경을 자아냈다.
상류지역이어선지, 방류지점 위·아래로는 하천 전체가 풀(수생식물을 포함한)들로 뒤덮였다. 난잡한 모습은 아닌 것이, 물을 정화하는데 도움이 될 듯 보였다. 그곳에서부터 산업대로변을 넘어 도심으로 들어오기까지는 상당한 거리가 확보돼 있었다.
시 담당자가 말하듯, 역펌핑된 처리수는 도심까지 오는 동안 상당부분 자연정화가 이뤄지고 있었다. 산업대로변을 넘어 불난다리 쪽으로 향하는 하천변은 정리가 잘 돼있었다. 제법 널찍한 고수부지(둔치)도 확보돼 있었다.
징검다리가 있는 곳에서 바라본 물은 약간 어두운 색깔을 띠고 있었다. 탁한 기운이라기보다 처리수의 물빛이 완전 가시지 않은 듯. 한 떼의 송사리가 물살을 거슬러 어기적 거리며 헤엄치고 있었다. 폭이 넓진 않았지만 유량은 제법 20㎝에 다다라 있었다.
남파오거리쪽으로 더 내려온 원성천은 잡풀이 가득 뒤덮여 쪽길에서 내려다보기로는 물이 보이지 않았다. 각종 쓰레기더미도 천변에 두고 있어 눈살을 찌푸리기도 했다.
원성천변을 둘러보고 어디에도 생태하천을 가꾸고, 활용하는 곳을 찾아볼 수 없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예술인들이 도시디자인을 통한 다양한 활용방법이 강구돼야 할 듯. 또한 환경단체들도 더불어 도심하천에 다양한 사업을 전개, 시민들의 쉼터로 거듭나는데 일조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시 관계자도 ‘행정이 시설적인 몫이라면, 관리·운영의 몫은 시민들’이 돼 줄 것을 희망하고 있질 않나.
<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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