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동안 천안시를 찾는 연예인은 얼마나 될까. 천안에서 공연했던 어느 가수는 연예계에서 천안은 ‘공연자들의 무덤’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예전보다 나아지기는 했지만 아직도 골방인식은 여전하다.
그래서일까. 연예인을 보기 위한 시민들의 선호도가 높다. 그리고 이를 주로 이용하는 곳이 천안시 행정이다. 시가 주최하는 행사에 불려지는 연예인들은 갈수록 늘고 있다. 시행사의 규모와 숫자가 커진 면도 있지만 ‘연예인이 있어야 관객이 몰린다’는 악순환이 물려있다. 관 행사의 판단기준은 사람이 얼마나 몰려드냐에 성패를 가름한다. 어떤 목적으로 행사장에 왔는가는 뒷전이다.
날이 풀리면서 최근 많은 연예인이 천안을 다녀갔다. 반딧불가족음악회와 문화축제, 웰빙식품엑스포를 홍보하기 위한 기념행사 등에 수십명이 다녀갔다. 이들을 부르는 데는 평균 수백만원대. 어떤 연예인은 1000만원을 훌쩍 넘기기도 한다.
연예인을 부른다는 게 문제가 아니라 행사의 성공기준에 과연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느냐에 문제점이 있다. 개그맨 심현섭이 어느 방송에서 ‘잘나갈 때 하루 공연장을 돌며 4억까지 벌어봤다’는 말은 많은 지자체들이 흘려들을 수 없다.
관이 그런 식의 기준을 대니, 관이 지원하는 각종 민간행사마저도 관 눈치를 보게 된다. 관의 행사방식을 모방해야 관에 칭찬받는다는 하소연이 많다. 실험정신이나 몇 년을 내다보고 준비하는 행사를 찾아보기 힘들다.
충남도가 관 위주의 축제를 줄이고, 민간중심의 자율적인 축제에는 축제수와 관련없이 적극 육성하겠다고 내놓는 말도 그런 문제점을 인식한 게 아닐까.
소수의 관람객이라 할지라도 행사 취지에 부합하면 ‘진짜관객’이다. 이제는 진짜관객을 유치하기 위한 ‘진짜행사’를 준비할 수 있도록 운영자들의 자세를 바꿔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