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천·원성천이 생태하천으로 추진되고 있지만 ‘관 주도’를 벗어나지 못해 아쉬움이 크다.
잘 조성된 원성천이건만 지금은 잡풀만 무성한 채 즐기는 시민은 찾아볼 수 없다.
원성천은 정비가 끝난 상태, 천안천은 상당부분 진척을 이루며 정비공사중에 있다. 하지만 연차년 사업으로 추진하다 보니 이미 완료된 곳의 부실 운영관리가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현재 사업종료된 구간들은 별다른 관리가 없는 상황이다. 갖가지 마련해 놓은 편의시설 등은 먼지만 쌓이고, 자연하천 주변에 사람들의 발길이 사라졌다. 요즘은 무더운 여름철로 접어들면서 하천변에 자란 잡초들만 무성하다.
한 네티즌은 도심하천에 대한 소회를 적어 시청 게시판에 올리기도 했다. ‘당진에서 살다 천안에 오면서 기대했던 꿈은 천안천을 지나면서 산산조각이 났다’면서 요목조목 문제점을 짚었다. 강주변에 무성하게 자란 풀들, 불쾌한 냄새, 폐수가 쌓인 것 같은 강바닥, 유량도 적고 더러운 물, 그래서 당진군의 당진천이 훨씬 깨끗하다는 느낌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지난 26일 가본 원성천은 처음 조성했던 하천 모습에서 상당부분 후퇴한 듯한 인상을 보였다. 원성천변을 걸어도 시민들과 마주칠 일이 없고, 천변 도로길만 무심히 걷는 몇몇 학생들만 눈에 띄었다.
천변은 여름이 되면서 모기나 날벌레의 서식지가 돼버렸다. 무성한 잡풀들은 허리까지 올라 원시림을 방불케 했다. 물은 바짝 말라있고, 탁한 상태. 정비된 후 한때 맑은 물이 흐르며 송사리떼가 물살을 가르는 모습은 더 이상 볼 수 없었다.
도심하천을 만드는 몫이 관에 있다면, 관리하는 몫은 시민의 몫이 아닐까. 조만간 유량만 확보된다면 도심하천이 확 달라질까.
도로와 하천 경계에 있는 평상에서 부채질하는 한 노인에게 물어보니 “글세, 잘 모르겠지만 정비한 표시가 별루 없어. 예전하고 엇비슷해. 뭐가 나아졌다는 건지….” 한다. 하천변쪽을 등지고 앉아있는 모습에서 원성천이 이곳 주민들에게 사랑받지 못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