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고장의 예술축제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일상의 분주함을 잠시 접어두고 애써 준비한 예술의 즐거움을 함께 나누시길 바랍니다.”
둘째날까지 억수가 내리더니, 셋째날 겨우 비가 멎자 행사 참여자와 관람객들이 명동거리로 찾아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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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희 천안예총 회장의 인사말로 시작된 ‘천안 판페스티발2009’가 15일(금)부터 17일까지 3일간 열렸다. 시민들에게 찾아가는 예술제로 방향을 튼 지 3년, 명동거리는 예술축제의 고정장소가 돼버렸다.
지난해보다는 ‘좀 더 낫게’ 해보겠다는 의지는 여러 곳에서 반영됐다. 사진작가협회가 전국공모전에 천안소재 작품을 111점이나 받았다.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판페스티발을 알리고 즐기고자 예술제를 상징하는 개막공연은 인터넷방송을 시도했고, ‘판 프린지’도 50여개 팀이 참여했다. 지난해보다 20여개 팀이 늘어난 수치였다.
‘아트마켓’이라는 새로운 신상품은 등장하자마자 인기를 끌었다. 자칫 밍숭맹숭할 수 있는 축제장 주변에 볼거리가 늘었다. 각종 공예품들이 5000원도 안되는 가격으로 관람객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소수지만 즐기는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음악협회 박정숙 지부장은 ‘오카리나 월드’에서 즉흥적으로 멋진 플롯연주를 선사하고, 변영환 화백은 전위예술가답게 무대를 스스로 만들어 관람객들의 호응을 얻었다. 변 화백은 “유럽의 경우 축제장이 놀이판이 돼버립니다. 모두 어깨힘을 풀고, 자유로움을 만끽하며 술판도 자연스럽게 볼 수 있습니다” 한다. 그래서인지 미술협회 원로작가 몇몇은 명동거리를 떠나지 않고, 골목길 술 한잔에 예술을 논하며 파이팅하는 모습도 보였다.
그러나 판페스티발이 올해나 예년처럼 ‘머물러’서는 안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예술인들이 능동적으로 참여해 지역예술제다운 판을 만들어가야 한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일개 기획사가 1억7000만원 예산으로 보여주는 행사가 아닌, 예술인들이 주관해서 빛날 수 있는 진정한 향토예술문화를 만들어가야 한다는데 공감하는 것.
한 예술인은 “그렇게 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지만, 그같은 지향점을 두고 체계적인 연구·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올해 3일간의 예술제는 첫날부터 장대비에 시달리며 대부분 공연이 무산됐고, 마지막 날에야 축제분위기를 띄울 수 있었음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김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