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고을이라는 뜻을 가진 공방 ‘려미’가 성정동 한아름마트 옆 골목에 3월27일(금) 문을 열었다.
은장도 기술자, 박완규(44)씨가 27일(금) 성정동에 ‘려미’란 공방을 열었다. 은장도에 이어 세공기술로 넉넉한 경제적 삶을 영위하게 된 박씨지만 건강악화로 천안에 와 정착한지 4년째. 모든 걸 덮고 오로지 건강회복에만 신경써왔던 그가 다시 은장도를 만들기로 한 것이다. “흔치 않은 기술인데 왜 그만 두냐고 아쉬워하며 권유하는 분들이 많았어요. 건강도 거의 회복됐구요. 나도 욕심이 나던 차에 다시 용기를 내게 됐죠.”
하지만 본격적인 은장도 기술자로 나선 것은 아니다. 취미삼아, 또는 소일거리로 손을 대겠다는 것. 원래부터 사람 만나는 걸 꺼리다 보니 위치도 성정동의 이름모를 작은 골목에 외따로 차렸다.
27일 오후 3시경 오픈식은 조촐히 치렀다. 가까이 아는 분들 몇몇만 초대해 형식만 갖췄다. 20㎡가량 되는 작은 작업실과 방 한칸이 전부. 은장도에 필요한 예닐곱개의 기계와 은장도를 배치해놓은 장식탁자 뿐이다. “며칠간 페인트칠과 도배 등을 하느라 몸살이 났어요.” 삐죽삐죽 나온 칠과 울어버린 장판이 서툰 작업과정이었음을 보여줬다.
천안에 은장도 제작은 처음일 것. 희귀한 기술을 갖고 있는 박완규씨의 행보가 관심이 간다. “천안이 공기도 좋고 살기도 좋아요. 은장도를 통해 우리나라 전통
의 맥도 살려나가고, 지역의 전통공예 활성화에 보탬도 되고자 해요.”
<김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