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너 닫기
뉴스등록
맨위로

떠들썩했던 감자사건 8개월 “아직 끝나지 않았어”

법정 ‘무혐의’에 억울한 할머니 항소‥ 애초 운영시각차 보여

등록일 2009년03월24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일명 ‘감자할머니 사건’이 발생한지 8개월. 그 사건으로 감자할머니로 불린 이정구(66·공주 정안면) 할머니와 천안시, 문성동새마을협의회의 상처가 아직도 여물지 못했다.

문성동새마을협의회와 운영상 시각차로 일어난 감자사건의 이정구 할머니가 지난 16(월)일 새마을협의회 비리척결 기자회견장에 모습을 보였다.(등을 보이고 있는 사람이 이정구 할머니) 지난 16일(월) 이정구 할머니는 새마을협의회 부정부패척결 기자회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농사일로 바쁜 와중에도 힘겹게 천안을 방문한 할머니는 기자에게 “오늘로 19번째 (천안에)온 거요” 하며 분개해 했다.

감자사건으로 고통받은 이들이 많다지만, 할머니보다 큰 상처를 받은 사람이 있을까. 넉넉지 못한 농촌살림이라도 남을 돕고살고자 2001년 경부터 수확한 감자로 봉사하기 시작했다는 할머니는 2005년 천안 문성동 새마을협의회와 인연이 됐다.

“그런데 내가 대부분 지은 농사가 그네들의 농사로 바뀌고, 일부는 불우이웃이 아닌 단체장 등에게 건네줬다는 소식을 접하곤 깜짝 놀랐죠. 게다가 시에서 돈까지 받아 감자재배에 사용했다니, 이런 억울한 일이 어딨겠어요.”

한 시민단체가 할머니의 억울한 사연을 접하면서 지역사회가 발칵 뒤집혔다. 부패척결과 대시민사과, 관련공직자 문책 등 강도 높은 주문을 내면서 법에 호소하기에 이르렀고, 6개월이 흐른 지난 1월, 할머니의 법정싸움은 법원의 ‘무혐의’로 일단락됐다. “항소했으니 아직 끝난 것은 아니에요. 검찰도 미덥지 않아요. 억울함을 어디다 하소연합니까. 그래 이렇게 다니고 있죠. 이런 일이 있는줄은 자식들도 몰라요.” 할머니의 눈시울이 빨개졌다.

사건의 피해자는 할머니만이 아니었다. 문성동측은 ‘사전에 할머니 힘이 부치시고 하니 주말농장화해 좋은 일을 해보자고 했었고, 그런줄 알았다. 부녀회가 가서 감자재배에 힘을 보탰다. 그렇게 수확한 감자였으니 흔한 주말농장처럼 맛도 보고 봉사도 하자는 여유로움이 배여 있었다. 무조건적인 봉사만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허위사업비 집행에 대해서는 ‘연 120만원의 예산은 감자사업이 아닌, 운영비 명목으로 사용용도를 놓고 오해가 있었다’고 밝혔다.

문성동 새마을협의회와 시측의 입장이 일리를 갖고, 결국 법정에서 ‘무혐의’를 받았지만, 할머니는 “그네들과 주말농장으로 운영하려 했다면 아예 안했지, 뭐하러 해. 내가 내손으로 지어서 봉사하려 했던 거였어. 비닐 씌울 때와 수확할때 잠깐 일손을 돕고 주말농장으로 운영할 거라면 (내가)안 했지. 주말농장은 꺼내지도 마” 하며 아직도 억울함을 풀겠노라 의지가 결연하다.

한편 이런 이유로 천안시는 이후 읍면동사무소와 관변단체들이 ‘주말농장’ 하기를 꺼려해 28개 읍면동중 서너곳만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시 관계자는 “한때 안하는 곳이 없을 정도로 붐을 이뤘지만, 그 사건 이후로 쏙 들어갔다”고 귀띔했다.

<김학수 기자>

김학수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관련뉴스 - 관련뉴스가 없습니다.
유료기사 결제하기 무통장 입금자명 입금예정일자
입금할 금액은 입니다. (입금하실 입금자명 + 입금예정일자를 입력하세요)

가장 많이 본 뉴스

종합 뉴스 라이프 우리동네 향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