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형물 5억원짜리 설치공모를 두고 천안 미술계가 시끄럽다.
‘절차적 문제점’은 딱히 짚지 않는다. 투명성이 결여됐다며 빙빙 둘러말하는 말들 속에서 핵심을 찾는다면 ‘각본이 짜여진 공모 아니냐’는 의혹이 깃들어 있다. 오랫동안 미술계의 위치를 점하고 있는 사람의 출품에 따른 우려다. 또한 천안 미술계에 대한 시행정의 배려가 부족함을 아쉬워하는 것을 들 수 있다.
이를 정리하면, 먼저 천안을 대표하는 조형물을 세우는데 지역예술인에게 맡기는 것이 옳지 않냐는 것. 굳이 몇 명 참여하지도 않는 전국공모전으로 갈 필요가 없다는 불만이다. 태어난 아기이름을 부모가 아닌 남이 지어주는 것과 같은 이치 아니겠냐는 것이다.
심사위원 선정에도 문제를 내비쳤다. 이는 기존에도 문제가 있다고 보는 바, 누가 어떤 근거로 뽑히는지 절차를 공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몇 명의 후보중 누가 몇표로 선정됐다는 통보만으로는 언제라도 조작극이 가능하다는 것.
한 미협 관계자는 “여러 사람들이 쑥덕이며, 나에게도 객관적 절차를 중재하라고 얘기한다”며 “알기로는 로비의혹을 심히 우려하고 확신해 참여하지 않는 사람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이같은 문제가 부각되면서, 그동안 분당을 짓고 미협 내 갈등을 부추기는가 하면 아직도 앙금 속에 서로를 적으로 삼는 미협인들에게 근본적인 문제가 있음도 지적됐다. 시행정의 절차나 방식의 문제는 그간 미협인들이 세미나나 토론회 등을 통해 올바른 방식을 찾고 제기했어야 하는 아쉬움이 묻어있는 것. 시행정이 내부에 귀기울일때 밥그릇 싸움으로 일관한 그네들에게 문제가 더 크다는 점이다.
자칫 소란스러워질 것을 대비해 시는 3배수 심사위원후보를 선정하고, 가장 객관적인 방식을 찾아 한 점 의혹없이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조형물 공모는 천안작가 3명과 외지작가 2명 등 5명의 경합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김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