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규(51) 부시장은 젊지만 경제관록이 녹록하다. 천안에 오기 전에는 충남도 경제통상국장을 지냈다. 스스로 ‘행운이 따라다녔다’는 박 부시장은 대산의 석유화학단지나 당진의 고로제철, 아산의 탕정단지, 천안의 외국어단지 등에 관여했고 황해경제자유구역을 구상해 가시화시킨 것을 보람으로 꼽았다. 경제 쪽에 관심이 많다 보니 공직 이후에는 엔지니어나 경제인으로 새롭게 시작해보고 싶다는 꿈도 밝혔다. IMF때 금모으기운동을 최초로 시작해 전국적인 붐을 일군 장본인이기도 하다.
‘윗사람에게서 싫다고 느껴진 것으로 아랫사람을 대하지 않으며, 아랫사람에게서 싫다고 느껴진 것으로 윗사람을 섬기지 않는다’는 한비자 격언을 마음에 새기며 생활한다는 그는 말없이 묵묵히 자기 일을 하는 공무원을 좋아하는 반면 생색내는 이를 가장 싫어한다고.
아산시와는 경부고속철도 역세권 신도시 개발을 통해 서로 보완·발전할 수 있는 길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나설 생각임을 밝혔다.
박한규 부시장은 공자의 ‘부드러우나 엄격하고 위엄이 있으면서도 사납지 않고, 공손하면서도 편안하다’는 경지를 닮길 희망한다.
▶천안에 온 지 8개월 여가 흘렀다. 천안은 어떤 도시인가.
-젊고 역동적이다. 지역민들의 화합도 좋다. 용광로 같다고 할까. 지리적으로는 산, 들 강이 조화를 이루고 있고, 비교적 깨끗한 자연환경을 보존하고 있다. 단 바다가 없는 점이 매우 아쉽다.
▶8개월간 성과를 자평한다면.
-전반적으로 70점을 주고 싶다. 시장을 보필해 행정 내부조직의 생산성과 능률을 높일 수 있도록 노력했다. 일의 우선순위를 조정하고, 기업유치를 통한 차세대 성장동력을 확보하려 했다. 극심한 경기침체에서 185개 기업을 유치할 수 있었던 것은 공직자들의 헌신적인 노력의 결과라고 생각하며 작은 보람을 느낀다.
▶천안이 자랑할 것은 무엇인가.
-뿌리깊은 역사성과 주민들이 갖고 있는 포용력과 유연성이 큰 장점이라 생각한다. 백제 초도로서의 긍지와 많은 충신·열사를 배출한 고장이다. 13개 대학이 분출하는 에너지와 잠재적 생산성은 도시성장의 큰 원동력이며 수도권과 지방을 잇는 지리적 우수성을 갖고 있다.
▶가장 관심갖는 사업이 있다면.
-천안을 대표하는 최고기업을 유치하는 일이다. 사실 수도권과 도청소재지를 제외하곤 어떤 지방도시도 인구 60만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유일한 예외가 있다면 현대중공업과 자동차라는 상징기업이 있어 가능했다고 본다. 지역 대표기업이 있어야 협력업체를 유인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우수기업의 집적화가 이뤄질 수 있다. 그래야만 세계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세계적인 경기불황이 천안에도 미치고 있음을 느낀다. 위기극복을 위한 자세는.
-나만 살려면 서로 피해를 보게 돼있다. 경제회복의 지름길은 없다고 보며, 투자자의 과감한 투자를 유도해야 한다. 좋은 기업유치에는 값싼 용지가 핵심이고, 여기에는 토지주의 이해와 협조가 뒤따라야 한다. 천안은 희망이 있다.
▶천안은 지금 재개발재건축 붐이다. 우려와 기대를 말해달라.
-79곳이 재개발재건축을 희망하고 있다. 현실보다는 기대가 큰데, 건설사 입장에선 영리목적이 있고 주민들은 이해관계로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 이를 충족시켜주려면 용적률을 보완한다든가 대형화로 유도해줘야 한다. 은행의 자금융통도 만만치 않은 경제상황에서 건설사 참여도 쉽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지역전반의 경제여건과 일자리를 얼마나 많이 만들어내느냐에 따라 성패가 좌우된다고 보고 일자리창출과 경제회복에 더욱 정진해 나가겠다.
<김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