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규성 상명대교수가 천안의 문화정책에 대해 제언했다. 역사문화기록연구소장이기도 한 최 교수는 지난 2월24일(화) 공주대 천안캠퍼스 산학협력관에서 열린 제1회 천안시정발전연구포럼에서 제2주제 발표자로 나섰다.
천안시 문화정책의 발전방향에 대해 주제발표하고 있는 최규성 상명대교수.
그는 ‘사람은 무엇으로 살아갈까’ 해답은 ‘일하고 논다’는 것이며 이것들의 흔적이 역사문화유산으로 남는 것이라고 이야기를 끌어갔다. 천안의 문화정책도 이같은 범주에서 고찰할 때 당시 사회·경제적 상황변화에 민감했을 것이며, 그에 따라 지역민의 애향심과 공감대 의식이 어떠했는가를 엿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현재 천안은 이익사회로 바뀌고 상업주의적 성격이 강한 도시문화로 발달했다. 이런 사회에서 어떤 방법으로 역사와 문화적 공동체 의식을 함양하고 지역민으로 하여금 공유하게 할 수 있을까가 현실의 과제다. 최 교수는 천안문화의 발전방향에 대해 4가지를 제안했다.
먼저 “21세기 문화의 특징은 디지털 문화생산의 개인화”라고 말한 프랑스 문명비평가 ‘기 소르망’의 말을 빌려 천안시도 ‘웹사이트 개발’이 급선무라고 밝혔다.
웹사이트에 담을 내용은 지역민의 공동체의식 강화와 애향심 고취다. 최 교수는 “천안시의 역사를 소개하는 것을 생각해볼 수 있겠다”고 제안했다. 고려 왕건이 18년간 후백제와 힘든 전쟁을 해온 통일전쟁의 중심기지였고 후백제 정벌의 출발지가 천안이라는 점, 태조 왕건의 신궁이 천안에 건립된 점, 일제강점기에 유관순 열사가 자주독립을 외쳤던 점을 밝혔다.
구체적 방안으로는 천안시 도심 한복판에 태조 신궁을 우뚝 세워 도시민의 자긍심과 함께 문화전진기지로 내세우자고 주문했다.
둘째로는 박물관 운영을 활성화시키는 것이다. 최 교수는 이를 위해 일본의 예를 들었다. 일본은 90년대 중반 ‘21세기 국민생활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문화활동의 거점이라 할 수 있는 뮤지움(박물관·미술관)의 활성화’로 규정, 다양한 노력 끝에 2001년 이후에는 역사·민속연구와 교육의 중심이 됐고 지역문화창달 센터로서 역할을 수행해나갈 수 있게 됐다.
최 교수는 “천안지역 박물관도 천안만의 특색을 담아내는 유물을 수집·전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천명했다. 우리나라도 이제 지자체가 운영하는 박물관이 전국 100개에 달하며 강진 청자박물관, 나주 배 박물관, 경주 전통명주박물관, 고성 공룡박물관과 같이 지방의 명승이나 특산물을 내세우는 특정박물관이 대부분임을 천안시는 주목해야 한다.
“천안이 단지 음식의 고명 정도로만 생각하는 천안박물관이라면 절대로 천안지역의 문화중심이자 지역문화육성의 장으로 기능을 수행해나가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천안박물관 활성화를 위해서는 지역소재 재원들을 박물관 운영에 참여시켜 지역공동체 의식함양에 필요한 영상자료와 전시프로그램을 만들어 효과적으로 교육해나가야 한다. 특히 박물관대학을 운영해 지역민을 역사와 문화적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아울러 대학강사는 최고의 명강의자를 선택해야 함도 곁들였다.
셋째로는 청소년들의 문화의식의 장으로 끌어내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각 교육장에서 실시하는 예절교육만큼이나 문화의식의 고양이나 지역공동체의식 강화교육이 필요하다는 것. 이를 위해 지명도 높은 천안출신 문화·예술계, 체육계, 재계 등이 나서야 하며 잘 짜여진 교안으로 자유롭게 교육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끝으로 아름답고 흥겨운 천안의 노래를 많이 작곡해 유행시키는 방안도 검토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암울했던 시기에 천안삼거리 흥타령은 전국민의 애창곡이 될 수 있었다”며 천안 흥타령축제를 중심으로 제2, 제3의 흥타령이 만들어지길 희망했다.
최 교수는 “이와 같은 연구발표가 앞으로는 좀 더 다양한 전문가 영역에서 거듭돼야 하고, 결국 그 속에서 실질적이고 바람직한 방안이 찾아질 수 있을 것”이라는 말로 주제발표를 마쳤다.
<김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