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명의 여자들이 자살했다. 천명을 어기면서까지 삶을 스스로 마감했다. 문득 궁금해진다. 어떤 사연이 있을까.’
‘아름다운 사인(死因)’은 영화감독으로 유명한 장 진 원작이다. 작가 특유의 유머와 가슴찡한 스토리, 그리고 노래와 춤이 어우러진 극이다.
다양한 사연을 안고 자살한 여섯명의 여자들이 같은 날, 검시실에 모여 각자의 살아온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거기에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여성들의 삶과 애환이 담겨있다. 그러나 단지 여성문제라는 소재에만 머물기보다 현대인의 관계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길 바라는 기획자의 의도가 깔려있다.
‘여자4과 남자1’
창립1주년이 됐지만 한번도 무대에 서지 못했던 ‘새 세상을 날고싶은 연(대표 조혜경·이하 연)’이 ‘아름다운 사연’이란 칼을 빼들었다. 2008년 3월1일 창단했어도 독자적인 활동이 전무했던 연은 이번에사 창단1년기념이란 주제를 달고 무대에 오른다.
지역문화패 ‘연’의 구성원은 여자 4명과 남자 1명을 배우로 삼고, 스탭진이 2명. 도합 7명으로 구성돼 있다. 직장인, 주부, 학생 등 다양한 이력과 나이, 생활터전에서 ‘연’이라는 끈으로 묶였다. 학창시절 문화패 활동을 잊지못해 찾아온 사람도 있고, 서른 중반이 넘어 무언가를 찾아 헤멘 끝에 이끌려온 사람도 있다. 노래의 꿈을 간직한 아파트관리원과 부족한 일자리에 한숨만 쉬던 대학졸업반도 참여했다. 천안·아산지역 사람들이 함께 어우러진 아마추어 연극팀이다.
조혜연 대표는 “세련된 기교와 기술보다는 부족하고 어설프더라도 우리의 삶을 이번 극을 통해 진솔하게 나누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번 극은 지역풍물굿, 놀이패신바람에서 함께 참여해 모두 11명이 무대에 선다. 공연제작비는 대부분 회비로 충당, 이들의 열정이 엿보인다.
‘아름다운 사인’ 공연은 2월28일 오후 3시와 오후 7시30분 두차례에 걸쳐 천안 백석동 하늘중앙교회 1층 비전홀에서 열린다. 조 대표는 “공연장소를 뒤늦게, 다급하게 얻었지만 여러모로 공연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장소”라며 많은 관람객들의 성원을 당부했다.
문의/ 592-0518
<김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