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돈 의원이 2월13일(금) 대정부질문에서 워낭소리를 흔들고 있다.
19일(목) 오후 2시 조치원역 광장에서 열린 ‘세종특별시설치법 제정촉구총궐기대회’를 참석하고 돌아온 박상돈(자유선진당·천안을) 국회의원을 천안 두정동 사무실에서 만났다. 감기에 흠뻑 걸린 목소리지만, 감기가 아닌 역류성식도염. 원인이 ‘불규칙한 식습관’ 때문이란다. 국회의원이 되면서 사방팔방, 동분서주 뛰다보니 ‘직업병’처럼 다가온 듯. “이리 되니 오히려 목소리는 더 좋다졌다 합디다” 웃는 박 의원과 이후 1시간30분간 그간 (의정)활동과 관련한 대화에 푹 파묻혔다.
▶자유선진당의 그간 활동을 자평한다면.
-2석이 모자란 18석으로, 교섭단체는 못됐지만 정당간의 조정단체로 잘 자리잡아왔다고 본다. 처음엔 당 이념부터 일부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고, 이후 조정하고 보완해 좋은 방향으로 달려온 것 같다.
▶자유선진당에 합류하면서 사무총장의 중임을 맡았는데, 당시 ‘조정할 것은 하며 틀을 잡겠다’는 말을 했었다.
-기억이 난다. 먼저 열린우리당에 있으면서 정체성의 혼란을 겪었다. 386 주류의 극단적인 주장을 당내에서 우려내지 못해 회의감에 빠졌었다. 그러던 중 이회창 총재가 함께 일해보자며 자유와 선진, 개방화를 주창하는 ‘신보수주의’ 기치를 얘기했다. 열린우리당에서 배운 점이 있다면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이었다. 난 국가정체성과 정통성은 정통보수의 길을 걷되, 사회경쟁에서 낙오한 약자를 보듬어 안는 보수라면 동참할 수 있다고 분명히 밝혔다. 그것이 바람직한 보수적 이데오르기라고 생각했다. 그런 이념적 고민과 노력 끝에 지금은 자유선진당이 ‘따뜻한 보수’로 궤도에 올랐고, 그 과정에는 내 역할이 있었다고 자평한다.
우리는 석면피해현장에 맨 먼저 달려가는 것을 비롯해 작년에 21군데의 민생현장을 들렸다. 자유민주주의 체제에서 경쟁에 이긴 자는 살지만 진 자는 돌보는 이가 없다. 거기에 자유선진당이 있겠다는 것이다.
▶최근 벌어진 용산 철거민 사건에 대한 견해는
-화염병과 새총 등으로 대치한 상황에서 법질서 차원에서 경찰을 투입했다는데, 그럼 사전적 조치를 충분히 했는가 하는 것을 이번 대정부질문에서 문제삼았다. 폐업보상을 기존 3개월에서 1개월 늘려준 것은 궁색한 대책이다. 이번 행태에는 시민설득과정이 생략돼 있다. 근본적 제도개선이 마련돼야 한다.
▶대정부질문에서 워낭을 들고 나왔는데.
-‘워낭소리’가 장안에 화제다. 워낭은 마소의 귀에서 턱 밑으로 늘여 단 방울로, 금방 죽을 것 같은 소도 움직이는 한 워낭이 울린다는 것이다. 지금같은 격변기에 정치계는 워낭소리를 내는가. 내가 워낭소리를 빗대 하고싶은 말은 ‘일하자’는 것이다.
▶지금 현실에서 어떻게 하는 것이 일하는 것인가.
-일치를 위한 정치로, 한국정치의 패러다임을 만들자는 것이다. 일치를 위해선 상대방에 대한 이해와 존중이 있어야 한다. 우리 정치에 사랑이 없고 상대에 대한 존중이 없고, 설득과 타협이 없다면 무슨 민주주의요, 희망이 있겠는가. 더 이상 국회 내에서 회의장 점거나 폭력이 난무하지 않도록 해야 하며, 그것이 특별법에 의해서가 아니라 서로가 존중하는 ‘보편적 형제애’를 통해서 정치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우리의 정치를 투쟁이 아닌 조화에서 찾아야 한다.
▶수도권 규제완화 문제로 여·야가 대치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 문제는 어떻게 풀어야 하나.
-수도권 규제완화와 관련된 문제는 지역적 이해와 개인적 이데오르기, 가치관 등 복잡하게 얽혀있다. 야4당을 비롯한 지방의원은 수도권 규제완화가 지방을 공동화하는 반면 수도권은 과밀화로 공멸한다고 보는 입장이고, 일부 수도권 의원도 공감하고 있다. 이번 입법과정절차는 건강한 자기주장을 다 털어놓되 민주적 원칙을 존중해 폭력보다는 기록으로 남겨 후대에 심판되도록 해야 한다고 본다. 특히 자유선진당처럼 함께 살자는 ‘따뜻한 보수’적 시각이라면 수도권 규제완화는 안 될 말이다.
2선의원이자 자유선진당 사무총장의 중임을 맡고 의정활동에 열심인 박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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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페스토-매니페스토 대상에 뽑혀 강지원 대표로부터 상장을 받고 기념촬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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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대치적 상황이 정치혼란과 국민불안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명박 정부의 1년을 평가해달라.
-MB악법이 화제다. 이명박 대통령은 한마디로 ‘구닥다리 리더쉽’이다. 현실은 박정희의 개발독재리더쉽이나, DJ나 YS의 투사형리더쉽을 넘어 새로운 지평의 리더쉽을 보여줘야 할 때다. 국정의 우선순위에 대해 경제회복이나 국법질서확립, 국민통합 등에서 이 대통령은 경제회생을 선택했다. 개인적으론 ‘국민통합’에 신경써달라고 주문하고 싶다. 국론분열 앞에선 어떤 정책도 시너지를 낼 수 없기 때문이다. 1년의 국정운영에 도출된 많은 문제점은 결국 이명박 리더쉽에 문제가 있었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세종특별자치시(행정중심복합도시) 추진에 대한 우려가 높다.
-정부가 올해까지 5조6000억원을 세종시에 투자한다. 토지보상 등 하드웨어적 추진은 성과가 있지만 소프트적 내용이 없다는 것은 문제다. 외형도 문제지만 당초 목표대로 ‘정부의지’가 관건이다.
▶최근 대북문제까지 경직된 상황인데, 억지가 통하지 않음을 보여주자는 견해를 밝히셨는데.
-한 예로, 금강산 관광지에서 총탄에 우리측 관광객이 목숨을 잃은 일이 있었다. ‘방귀뀐 놈이 성낸다’고 사과는 커녕 오히려 큰소리치는 북한을 보며, 참 적반하장도 유분수라 생각했다. 그때 정이 뚝 떨어졌다. 계속해서 억지를 들어줄 것이 아니라 우리도 방어미사일체제 갖추고, 1대1 강경대응속에 협상을 벌이는게 좋겠다는 생각이다.
▶박 의원님을 ‘자아성찰형’으로 얘기하는데.
-난 잠자기 전에 그날 일어났던 일과 대화를 놓고 리뷰해 본다. 그래야 반복되는 실수를 줄일 수 있고, 이는 오랜 습관이다. 소심함에서 나오는 행동일 수도 있다. 하지만 나를 성장시킨 것은 내가 가진 이같은 컴플랙스에서 비롯됐다.
▶최근 이회창(자유선진당) 총재가 국회의원수를 30% 감원하고 중선거구제와 의원절반을 독일식 비례대표제 구성하자는 제안을 했는데, 의원님 생각은.
-공감한다. 정치인들이 정치를 못하니 오죽 그런 말이 나오겠는가. 나 또한 현재 299명을 200명 정도로 줄이는 등의 개선방안에 공감한다.
▶마지막으로 의원님의 후원재정은 어려움이 없는지.
-의정활동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많은 후원금이 필요하다. 의정보고서 하나를 만들더라도 돈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다행히 17대는 후원액을 한번도 못채웠지만 18대 들어서는 형편이 낫다. 의원들이 열심히 일하는 만큼 후원도 넉넉해지는 사회가 되길 희망한다.
<김학수 기자>
‘이제는 희망을 이야기합시다’
소띠 박상돈(60) 의원은 주변에서 자아성찰형이라 부른다. 자기자신을 끊임없이 되새김질해 계발해나가기 때문이다. ‘스스로를 들여다 볼 때 다른 이의 속마음도 보이게 된다’는 것이 그의 지론. 앞으로의 정치패러다임을 ‘보편적 형제애’로 내세우며 사랑과 존중의 정치를 희망한다. 이를 위해 이해관계에 근거한 양비론적 주장보다는 객관적, 논리적 근거로 도출되는 결과를 중시하려 노력한다고.
국회연구모임 ‘일치를 위한 정치포럼’ 대표도 맡고 있으며, 수도권 규제철폐반대 국회의원비상모임 공동대표로도 활동하고 있다. 또한 자유선진당 사무총장으로, 국회에선 정무위원회 간사위원으로 바쁘게 뛰고 있다.
지난해 12월27일부터 1월17일까지 해당 선거구민을 위한 의정보고회를 가졌으며 탄약창주변지역 지원에 관한 법률안, 국민건강보험법 일부개정법률안, 수도권규제완화 저지를 위한 법률안 등을 대표발의했다.
지난 2월5일에는 국회의원중 7명만이 받은 ‘한국매니페스토(상임대표 강지원)’ 대상의 영예를 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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