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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12경의 뻔한선정 '예산만 버려?'

등록일 2009년02월17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막대한 용역비까지 들였지만 ‘천안8경’의 결과는 다분히 실망적이다.

천안시는 백석문화대학에 용역을 의뢰해 몇 년간 지지부진했던 천안8경을 선정․정리했다.

8경으로 시작했지만 막판(최종보고회)에는 보고회 자리에서 4경을 늘려 ‘천안12경’을 못박았다. 천안8경 사업을 몇 년 끌어왔지만 초기때 선정후보지와 다를게 없다.

새로 개발된 곳도 없다. 용역도 소요예산에 비해 부실하다. ‘관광이론’에 천안 관광지에 대한 ‘기초자료’만 모은 꼴이다.

시가 선정한 ‘천안12경’은 천안삼거리, 독립기념관, 유관순열사사적지, 아라리오광장, 병천순대거리, 태조산각원사, 광덕산설경, 천안종합휴양관광지, 왕지봉배꽃, 입장거봉포도마을, 흥타령축제, 천호지야경이다.

선정에 대한 용역연구치고는 다분히 형식적인 자료내용뿐. 용역비는 차라리 이들에 대한 관광활성화 집중연구 쪽으로 갔어야 옳다는 지적을 낳고 있다.

백석문화대학의 ‘충남문화관광혁신사업단(이하 혁신사업단)’이 최종보고한 ‘천안8경 선정에 관한 연구’자료는 천안 관광문화 연구에 필요한 내용이 들어있다.

하지만 막대한 용역비용이 지출됐음을 고려하면 다분히 형식적인 자료로 전락한다. 총 187쪽의 분량이지만 천안관광연구에 간접적인 이론과 정보가 가득, 실제 천안과 관련된 연구자료는 관광지 기본현황과 설문조사 뿐이다.

기본현황 내용도 맞지 않는 것들이 눈에 띈다. 일부는 오․탈자로 볼 수 있지만 용역에 대한 깊이있는 연구가 없어 나타나는 현상이기도 하다.
 

제1경 천안삼거리(동남구 삼용동)/ 옛 삼남의 분기점, 어울림의 현장으로 선비 박현수·능소와의 애틋한 사랑이야기가 서려있으며, 삼거리공원과 천안박물관이 있음. 제2경 독립기념관(동남구 목천읍)/ 외침을 극복하고 민족의 자주독립을 지켜온 우리 민족의 국난극복사와 국가발전사에 관한 자료를 연구하고 전하는 민족의 전당임. 제3경 유관순 열사 사적지(동남구 병천면)/ 유관순 열사의 정신을 후세에 전하기 위해 건립된 곳으로 추모제와 봉화제가 열리며, 주변에 봉화탑, 생가, 매봉교회 등이 있음.
제4경 아라리오광장(동남구 신부동)/ 학생, 청소년 등 하루 7만여 명이 찾는 젊음의 광장으로 세계 여러나라의 조각품 63점과 백화점, 영화관, 갤러리 등이 있음. 제5경 병천순대거리(동남구 병천면)/ 야채와 선지가 많이 들어가는 순대를 판매하는 50여 곳의 순댓집이 집중되어 있는 곳으로 천안을 대표하는 맛의 명소로 알려져 있음. 제6경 태조산 각원사(동남구 안서동)/ 천안의 진산이라는 태조산에 자리 잡은 남북통일 염원 사찰로 높이 14.5m 규모의 청동 아미타불상, 대웅전 등이 있음.
제7경 광덕산 설경(동남구 광덕면)/ 수려한 산세에 해발 699m의 천안의 명산 광덕산은 등산객이 연중 찾고 있으며, 설경이 장관을 이룸. 제8경 천안종합휴양관광지 (동남구 목천읍·성남면)/ 중부권 최대의 온천휴양관광지로 조성 중이며, 3만 7,200㎡ 규모의 분수공원은 주·야로 아름다운 경관을 이루고 있음. 제9경 왕지봉 배꽃 (서북구 성환읍)/ 성환읍 왕지봉을 중심으로 조성된 국내 최대의 배 주산지로 4~5월에 피는 배꽃은 은빛 바다를 이루며 한 폭의 수채화 같은 아름 다음을 연출함.
제10경 입장 거봉포도마을 (서북구 입장면)/ 입장면은 전국제일의 거봉포도 주산지로 거봉포도 축제 개최 등 천안의 대표 특산물 생산지역임. 제11경 흥타령 축제 (동남구 삼용동)/ 천안삼거리의 옛 고유정서를 기본으로 전국 최대 규모의 춤을 테마로 한 축제로 9월 말~10월 초 사이에 열리며, 문화관광부 지정 우리나라 최우수축제로 지정됨. 제12경 천호지 야경 (동남구 안서동)/ 안서동 천호지를 중심으로 조성된 공원으로 웰빙마라톤 코스, 분수, 현수교 등이 설치되어 있고, 주변 5개 대학이 있으며, 특히 야경이 아름다움.
 


천안이 언급된 본격적인 자료는 51쪽~84쪽 ‘천안지역 관광현황분석’에서 시작된다. 단순히 지역현황자료를 모아놓은 수준이며, 주요내용이 빠지거나 명칭이 잘못 붙여진 것도 보인다.

이후 타지역의 8경(또는 10경)을 소개하다가 112쪽에 가서 천안지역 거주민 388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내용이 144쪽까지 간 후에는 이를 통한 8경 후보지에 대한 기본현황을 소개해놨다.

혁신사업단측에 따르면 설문조사는 2008년 7월과 8월 백석대 호텔관광경영학과 학부생 20명을 조사원으로 활용했다.

이들이 설문조사한 지역거주자 대상자는 대부분 학생이었다. 게다가 관광객의 방문형태에서조차 학업이 절반을 차지했다. 설문조사 대상이 주로 지역대학에 다니는 외지학생이었다는 점을 알려준다. 두달동안 가진 설문조사 취지에는 다소 맞지 않는다.

가장 중요시되는 정책제언은 8쪽 분량으로 작성됐지만 각 8경후보지마다 겉핥기식의 활성화방안을 언급했을 뿐이다. 예로 병천순대거리는 상품의 다양화 노력, 음식문화축제 개최, 식당로고 일원화, 대표조각상 설치 등이다.

이들의 연구노력으로 선정한 8경 외에 최종보고회에서 즉석토론을 거쳐 입장거봉포도마을과 왕지봉배꽃이 추가선정됐다.

이들은 혁신사업단이 기초후보지로 선정한 21개곳에 들어있었다. 하지만 흥타령축제와 천호지야경은 용역에서 전혀 언급조차 안 된 곳으로, 천안시는 이날 천안8경에서 ‘천안12경’으로 최종 정리했다.

관광체계를 잡기 위해서라지만 그동안 ‘천안주요관광지’로 분류돼있던 곳이 ‘천안12경’으로 명칭만 바뀐 꼴이다. 결과적으로는 아쉬운 용역발주에 아쉬운 용역결과다.

 

김학수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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