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세 창공을 멋지게 날고있는 독수리
지난 1월 중순경 천안에 독수리가 나타났다. 천안 풍세면 남관리 다리를 건너 아산쪽 방향으로 3㎞쯤 되는 하천변. 커다란 몸집을 자랑하며 겨울 한낮을 즐기는 독수리는 모두 4마리. 이들 말고도 예닐곱 마리가 더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람사는 마을과 가까운 하천변을 한가롭게 거니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하늘을 나는 모습은 웅장하기까지 하다.
독수리의 활짝 편 날개깃이 거대하다. 날개를 폈을 때는 4m에 이른다. 이곳은 2008년에도 3마리가 찾아와 한동안 서식처로 삼다 사라졌다.
이동근 천안조류협회장에 따르면 몇 년 전에도 천안 성남에 나타난 적이 있다고 말했다.
“민원제보를 받고 성남의 한 농가를 가보니 마당에 독수리와 개가 개밥그릇을 사이에 두고 싸움 중이었다”고 회상했다. “천안에선 그때가 처음 본 것 같다. 개를 위협하는 모습이 대단했다”고.
이동근 천안조류협회장 사진제공..풍세 남관리 하천변에서 한가로이 노니는 독수리들
창공에서 먹잇감을 포착했는지 잔뜻 깃을 움츠리고 있다.
독수리가 풍세면에 나타난 것에 대해 이동근 천안조류협회장은 “계분냄새를 맡아 날라온 것 같다”며 “하지만 먹을 것이 없다면 오래 머물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필 이곳은 지난번 조류독감 발생지로 유명(?)한 곳으로 우려하는 바가 있다.
독수리는 천연기념물 243-1호로 지정돼 있다. 전 세계에 2000마리 정도밖에 없으며, 대부분 몽고에 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한국에는 1000마리에서 1500마리가 한 시즌을 보낸다.
한가지 특이한 것은 독수리 연구가나 촬영가들은 한국을 선호한다는 것. 대부분의 시즌을 보내고, 마리수도 훨씬 많은 몽고의 독수리는 떼지어 있는 모습을 볼 수가 없는 것. 반면 한국에선 한 장소에 수백마리가 있기도 해 이들의 좋은 연구장소가 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독수리가 있는 곳에서 멀지않은 남관리 인근엔 천안의 유일한 습지로 지정된 곳이 있다. 이곳 먹이사슬의 정점은 매과의 말똥가리로, 이곳에는 청둥오리, 쇠기러기, 알락할미새, 장다리물떼새, 논병아리 등이 서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