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너 닫기
뉴스등록
맨위로

‘광덕 구정마을엔 몸통만한 줄다리기 시합이 있다?’

정월대보름맞이 ‘줄다리기’..2001년부터 격년제 줄다리기 민속놀이 재현‥ 구경도 하고 음식도 먹고

등록일 2009년02월05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전통민속놀이가 대부분 사라진 이 시대에 천안시에 남아있는 대표적 전통민속놀이는 무엇이 있을까.

매년 8월경 벌이는 병천 가전리마을의 ‘전통씨름대회’와 격년으로 치르는 광덕 행정리마을의 ‘줄다리기’만이 눈에 띈다.

이들 외에는 관 위주로 삼거리공원에서 펼쳐지는 ‘정월대보름맞이 행사’와 아우내문화원 주관으로 열리는 ‘단오제’ 뿐이다. 전통민속놀이로 보긴 어렵지만 ‘산신제’는 아직도 몇몇 농촌마을에 간간히 남아 행해지고 있다.
 

천안 정월민속놀이 ‘으뜸’

 

남자쪽인 청룡줄과 여자쪽 백호줄의 용머리를 엇잇고 있다.
남자들이 줄을 메고 마을 한바퀴를 돌고 있다.


광덕 행정리, 일명 ‘구정마을’은 정월대보름맞이 줄다리기 행사로 점차 유명세를 타고 있다. 마을 어르신네들에 따르면 1960년대까지 성행했던 줄다리기 행사는 이후 맥이 끊겼다가 2001년부터 격년제로 다시 시행되고 있다.

구정마을의 줄다리기는 기지시처럼 ‘몸통줄’을 사용하고 있다.

이 마을 양승봉(78) 어르신네의 어릴적 기억에 따르면 당시 줄다리기는 한아름도 더되는 몸통줄에 길이가 수십m로, 한때는 인근 8개 마을의 주민들이 참여한 성대한 행사로 치러졌다. 전해오기로는 이 마을 줄다리기는 고려시대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아직 체계적인 고증은 없다.

구정마을 줄다리기는 마을의 안녕과 풍년을 기약하는 풍습을 갖고 있다. 여자와 상투를 틀지 않은 남자가 한쪽에, 그리고 다른 쪽엔 상투튼 남자로 나눠 줄다리기시합을 벌이되, 여자쪽이 이겨야만 풍년이 든다는 설을 담고 있다. 이 때문에 힘의 세기에 관계없이 결과는 항상 여자쪽이 이겼다.

일단 구정마을 단독으로 출발한 줄다리기 행사는 줄의 몸통 직경이 80㎝가 넘고 길이 또한 40m로, 이를 만들기 위해선 3000㎡(약 1000평) 논의 볏집이 모두 쓰인다.

김 이장은 “예전에는 이보다 훨씬 컸다”고 한다. 행사 하루 전날부터 줄꼬기 시작하면 꼬박 하루 반나절이 걸렸다. 웬만큼 줄꼬기에 이력을 가진 주민들도 손에 물집이 잡히고 갈라졌다.

올해로 5회째를 맞는 줄다리기 행사는 오는 7일부터 시작해 대보름 하루 전날인 8일 저녁 행사의 정점에 이르러 줄다리기가 열릴 예정이다.

8일은 줄을 엮고, 9일엔 완성된 줄을 남성들이 메고 마을을 한바퀴 돈 후 시합장소에 둔다. 8일 저녁 주민 모두 한자리에 모여 오곡밥을 먹고, 농악이 흥겹게 어울린다. 이날은 찾아오는 구경꾼들에게 밥과 술을 제공하고, 돼지도 서너마리 잡아 배부르게 먹을 수 있도록 잔치상을 벌인다.

올해 행사는 1000만원 가량의 예산이 필요한 상황에서 천안시로부터 700만원을 지원받았다. 처음엔 마을기금으로 사용하다, 2007년 500만원을 지원받으며 숨통이 트였다.

 

김학수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관련뉴스 - 관련뉴스가 없습니다.
유료기사 결제하기 무통장 입금자명 입금예정일자
입금할 금액은 입니다. (입금하실 입금자명 + 입금예정일자를 입력하세요)

가장 많이 본 뉴스

종합 뉴스 라이프 우리동네 향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