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조(민주당 천안갑) 국회의원이 외유파문으로 곤혹을 치르고 있다. 민주당 내 재선그룹 모임인 ‘10인회’중 9명이 1월 임시국회 첫날인 9일(금) 외국나들이를 갔기 때문이다. 문제는 일부 언론에서 ‘태국골프여행’을 간 것으로 밝히고, 실제 골프치는 의원들의 모습이 적발됐다.
경기침체와 국회파행으로 어수선한 가운데 ‘골프외유’가 주는 부적절한 느낌이 민심을 자극했고, 일부 정치공세까지 맞물린 민주당은 ‘죄송스럽다’는 말로 진화에 나설 수밖에 없는 처지로 고개를 수그렸다. 원혜영 민주당 원내대표가 12일 공식사과한데 이어, 정세균 대표도 “국민이 국회를 걱정하지 않도록 성찰이 필요하다”는 말로 사과의 뜻을 표했다.
외유 당사자들도 각종 인터뷰에서 경기침체로 인한 국민정서에 반했다는 데에 공감하며 “생각이 짧았다”, “적절치 못했다”는 공통된 사과를 보였다.
하지만 실제 ‘호화외국골프회동’이었나 하는 점에는 이구동성 ‘그렇지 않다’며 억울함을 하소연했다. 일단 비용은 전액 각자부담했다는 것, 리조트의 한끼식대가 몇천원선, 일일숙박료도 2만원선의 저렴한 시설이었다는 것, 하루 골프이용료가 5만원 안팎인 것 등을 근거로 내세웠다.
천안출신의 양승조 의원은 더욱 억울한 처지다. 골프조차 치지도 못하는 골프문외한이며, 더구나 아내와 두 자녀까지 함께 한 가족여행 성격을 가졌기 때문이다. 당연히 골프라운딩에 나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양 의원의 측근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임시회가 잡힐 것은 생각조차 못했다. 회기가 끝난 것을 확인 후 금요일 저녁에 출발해서 월요일 일찍 오는 것으로 추진했는데, 갑자기 임시회가 잡힌 것”이었다고 이해를 구했다. 참고로 양 의원은 국회출석률 전체1위로 “국회의원의 제1순위는 성실함”이라고 밝힌 바 있다.
외유파문에 대해 천안 지역사회는 별반 반응이 없다. 파문 이후 일주일 여가 지났지만 이렇다할 공식적인 성명이나 견해를 밝히는 곳이 없는 것. 시민단체에서도 ‘국민정서상 시기적으로 적절치 않았다’는 정도의 의견을 갖고 있는 정도. 천안․아산경실련의 정병인 사무국장은 “골프치는 자체가 문제도 아니고, 더구나 양 의원은 개인적으로도 골프를 못치는 것으로 안다. 문제는 대가성인데 그런 것은 아닌 것으로 안다. 큰 사건 후 주말을 이용해 가족을 동반해 휴양차 간 것으로 사회적으로 지탄할 수 없다고 본다”며 “다만 경제가 안좋은 시점에서 정서상 자중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전했다.
<김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