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석동 음식물자원화시설과 소각장 사이에 최근 건물 하나가 세워졌다. 103억원을 들인 자동 재활용선별시설이다. 자동파봉기, 자력선별기, 플라스틱 자동선별기 등 최첨단 자동시스템을 구축했다. 1일 처리용량은 70톤 규모. 혼합재활용 35톤, 유리병 10톤, 폐지 25톤을 처리할 수 있다. 혼합된 쓰레기는 자동시설에 의해 파봉기를 거쳐 자력선별, 비철선별, 광학선별, 압·반출 과정을 거친다.
관내에서 수거해온 재활용품은 그동안 민간대행업체에서 수작업으로 분류해 어려움을 겪어왔다. 게다가 효율성이 낮은 것도 큰 문제로, 이번 자동화 선별시설이 본격 가동되면 단독주택에서 발생하는 재활용폐기물의 선별률을 현재 7%에서 30%대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진웅 시 청소과 담당자는 “재활용 가능자원의 활용률을 높이고 매립·소각량을 크게 줄여 관련 시설운용에도 도움될 것”으로 내다봤다.
천안시는 재활용 선별시설 처리시스템의 최적화를 위해 공정별 진단과 문제점을 보완한 후 시공책임기관인 한국환경자원공사로부터 이달 중 시설물을 인계받는다는 방침이다.
쓰레기 반, 재활용 반
백석동 539-1번지 일원 1만9451㎡에 자리잡은 재활용선별시설은 두달 전 시험가동을 시작으로 12월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갔다. 지난 9일(화) 오전 11시쯤의 현장은 기계 돌아가는 소리와 작업하는 사람들로 분주했다. 3894㎡ 면적의 선별장에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재활용품이 눈에 들어왔다. 관내 하루 수거되는 재활용품에 대해 관계자는 “단독주택에서 110톤이 들어오고, 일부 공동주택에서도 30톤이 들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파트단지의 재활용품은 분리수거가 철저해 조만간 받지 않을 방침이다.
재활용품이 가득 쌓인 곳은 물기에 젖어 후줄근하다. 악취는 나지 않지만 온갖 잡동사니가 섞여 인력으로는 분류가 쉽지 않다. 한 직원은 “재활용품이 아니라 일반쓰레기와 다를 게 없다. 분리수거가 하나도 안돼있다”며 선별작업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직원 두세명이 쌓여있는 재활용품 속에서 끊임없이 걸러내고 있었다. 일단 부피가 크고 재활용이 되지 않는 쓰레기들이다. 재활용품에서 걸러낸 쓰레기도 쌓아놓으니 상당한 양. 이것들은 모두 소각장이나 매립장으로 보내진다. “걸러낸 것들 중에도 재활용품을 건져낼 수 있지만 아직 인력의 한계로 세분화된 작업까지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자동화 선별시설은 여러 작업과정을 거쳐 온갖 잡동사니를 재활용되도록 분류하며 기존의 수작업보다 높은 선별률을 보였다.
한 관계자는 “좀 더 익숙해지면 선별률 뿐만 아니라 많은 양의 재활용품을 건져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일반봉투 등은 천안시가 아직 처리업체를 찾지 못해 분류된 뒤 소각·매립되야 할 상황이다.
<김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