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수) 7일간의 행감 일정이 모두 끝났다. 논리력과 객관적, 성실함 등을 필요로 하는 행감장은 잘하는 의원과 못하는 의원이 구분된다. 냉철한 논리력과 준비로 시행정의 잘잘못을 논하는 의원이 있는가 하면 시종 한마디도 안하는 의원과 말을 해도 유익한 감사하고는 거리가 먼 의원들이 상존한다. 그래도 다행인 점은 올해 총무복지위원회는 예년과는 달리 참석율이 높아진 점이다. 이번 행감에 임한 총무위 의원들은 전종배 위원장을 비롯해 장기수, 신용일, 조강석, 윤세철, 이명근, 유평위, 노동곤, 전종한, 이충재 의원이다.
7일간 매일 오전 10시부터 시작한 행정사무감사는 때로 10시가 돼서야 끝나기도 했다. 특히 총무복지위 위원들이 이번 행감에 자리를 비우지 않은 것은 예전에 볼 수 없었던 두드러진 풍경이다.
정신교육도 좋지만…
장기수 의원이 올해 실시한 ‘직원한마음 연수’를 비판했다. 120명의 간부급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한 직원연수에 4900만원이 쓰여진 것도 문제지만 이같은 극기훈련을 확대하겠다는 발상은 ‘전근대적’ 사고라는 것.
이번 연수는 예년과는 달리 안산시 대부도에 있는 해병대 전략캠프를 찾았다. 해병대 극기훈련을 통해 ‘정신교육’을 강화하자는 취지였다.
장 의원은 “정신교육은 시스템상에서 극복해야 하는 거다. 올해 단기적으로 극약처방을 한 거면 이해하겠는데, 이를 매년 확대하겠다면 문제”라며 안산시를 좋은 사례로 소개했다. 안산시는 맞춤교육을 의뢰해 2박3일간 전국의 현장을 누비는 ‘혁신투어’를 감행했다.
이에 서장근 주민생활지원국장은 “강의주입식에서 탈피해 변화를 모색하기 위해 계획했다. 관점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종합적으로 검토해 실질적인 프로그램으로 전환하겠다”고 답변했다.
평생학습도시 ‘열심 주문’
‘평생학습도시’에 대해 의원들의 조언이 잇따랐다. 먼저 입을 뗀 것은 장기수 의원. 그는 “전문적인 영역인 만큼 직원 한두명 채용해 이끌어가는 것도 좋지만 대학에 철저히 위탁하는 방식도 생각해봐라. 천안만큼 대학인프라가 좋은 곳도 없다”고 일침했다.
이에 김상석 과장은 “계약직 전문가를 두는 계획도 갖고 있다. 금년 들어 담당과가 만들어지는 등 아직 미약하다. 선진지를 견학해 다양하게 해보겠다”고 답변했다.
조강석 의원은 “평생학습센터를 계획해놓고 1년만에 팀에서 과체제로 확대되는 등 즉흥적으로 추진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명근 의원은 “교육내용이란 게 그 밥에 그 나물이다. 기왕 생긴 과라면 교육운영방안에 대한 정확한 로드맵이 있어야 한다”고 개선을 주문했다.
김 과장은 “발전적으로 하라는 말씀으로 듣고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국제화교육특구 ‘원어민강사 자질논란’
국제화 교육특구에 대해 의원들의 우려가 높다. 특히 장기수 의원은 원어민 교사의 자질에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혹여 교생실습대상을 한국에 보내는 건 아니냐. 그래서 1년동안 체제비와 활동비만 대준 채 가버리면 기가 막힐 거다”며 의구심을 보였다. 이런 이유로 “원어민교사는 1년 계약이 아닌 다년계약으로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상석 과장은 “그들의 출입국관리비자가 2년이므로, 1년 해보고 괜찮다 싶으면 2년 계약을 맺으려 한다”고 밝혔다.
노동곤 의원과 유평위 의원도 원어민 교사에 대해 한마디 했다. 노 의원은 “교사자격증 없어도 되는데 나사렛대가 과연 실력있는 교사들을 댈 수 있겠는가” 했고, 김 과장은 “그에 대해선 천안시가 원어민 교사 선발위원회에 관여할 수 있다”며 걸러질 수 있음을 밝혔다.
유 의원은 “원어민 강사의 자격증은 적어도 교육학 정도는 전공해야 한다. 그렇게 볼때 1인교육비를 100만원 이상으로 제안서를 낸 선문대의 견적이 맞을 거다. 75만원으로 잡은 나사렛대의 강사는 형식적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같은 우려가 크자 서장근 주민생활지원국장이 “원어민 교사쪽은 관심있게 챙기겠다. 부적격 교사를 우려하는데 학사 자격기준이 있어 졸업 전인 교생은 안된다. 반드시 학부모나 학생이 신뢰할 수 있는 교사가 채용되도록 하겠다”고 수습했다.
흥타령축제 ‘의회는 부정적?’
감사받고 있는 이성규 문화관광과장(앞쪽)과 서장근 주민생활지원국장.
흥타령축제를 보는 시행정과 시의회가 시각차이를 보였다. 시행정과는 달리 의회는 부정적인 눈길로 바라봤다.
노동곤 의원은 대중가수들 초청에 눈살을 찌푸렸다. “무슨 연예인 부르는데 1억2000여 만원을 쓰냐. 원더걸스 부르는데 2500만원, 샤이닝에 얼마 등 기절초풍할 일이다”고 질타했다. 서장근 국장의 “흥타령축제를 빛내기 위해서”라는 답변에 “돈도 돈이지만 춤페스티발은 젖혀둔 채 이들 공연만을 보기 위해 몰려드는 학생들도 많았을 거다. 동원하는 축제가 무슨 의미가 있냐”며 쓴소리를 뱉았다.
조강석 의원은 외국인팀의 저조한 참여율을 지적했다. “세계화를 내다보는 축제에 처음 31개 신청팀중 실제 온 팀은 14팀 뿐이다. 게다가 국내에서 온 11팀을 제외하면 실제 외국에서 온 팀은 3개팀 뿐이며, 이들 중에도 우리시와 자매결연을 맺은 석가장시팀과 국내거주의 아프리카팀이니 반성과 대책이 필요하다”고 문제삼았다.
서장근 국장은 “모든 축제에 긍·부정이 있다. 이 정도 예산과 6년만에 이만한 축제를 이끌어낸 행사도 흔치 않다”며 큰 틀에서 봐줄 것을 당부하는 말로 답변을 대신했다.
이명근 의원도 거들었다. “흥타령축제의 평가를 위해 255명의 설문조사를 통해 능소전이 제일 좋게 나왔다. 평가보고서는 다 잘한 것으로 돼있다. 대표성을 가질 수 있는가. 예산을 더 들여서라도 정확한 평가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시립극단은 ‘시기상조’
많은 문제점을 안고있는 시립극단과 성무용시장의 공약사항. 어느쪽에 무게가 실릴까.
시립극단이 도마위에 올랐다. 추진과정에서 시가 타지역 사례를 파악하다 보니 부정적인 면이 강하다. 게다가 의원들의 부정적 시각도 한 몫, 이러다간 성무용 시장 임기에 불가능해질 전망이다.
장기수 의원은 “시립예술단이 천안에 많으나 어느 분야는 천안이 최고다 하는 소릴 들어본 적이 없다. 질보다는 양에 승부하는 건가”며 “이런 마당에 시립극단도 애초 기획의도에서 많이 달라진 것 아니냐”고 질문했다.
이성규 문화관광과장은 “타지역을 보니 비상임으로 가야 할 것 같고, 전용극장 확보도 안돼있어 면밀한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이에 장 의원은 “만들어놓고 재차 없애긴 어렵다. 아직 시립극단은 충족된 게 없다. 시작단계부터 부족한 상태고, 운영할 만한 지역적 토대도 없는데 변형된 여건으로 가겠는가”며 “기존 예술단의 내실화 욕구도 많은 상황에서 시립극단은 처음부터 심각하게 재검토가 필요하다. 장기적으로 내다보고, 여건이 무르익었을때 하면 된다”고 의견을 냈다. 이 과장은 거듭 “면밀히 검토하겠다”는 답변만 냈다.
기독교기념관 건립은 뚱딴지
‘기독교기념관 건립이 웬말인가.’
장기수·전종한 의원이 쌍수를 들고 문제삼았다.
천안제일감리교회가 동남구청 재개발로 이전하면서 ‘천안 최초교회’임을 내세워 기독교기념관 건립에 천안시와 공동추진할 의사를 타진한 것. 교회가 3000평을 기부채납하고, 천안시가 30억을 지원해 건립관을 짓겠다는 내용으로, 천안시도 긍정적으로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 의원은 버럭 화를 냈다. “일단 특정종교로의 오해를 살 수 있고, 풍성한 역사적자료는 별도 기념관이 아닌 천안박물관에 보관·전시하는게 오히려 바람직하다. 55만 시민이 공감하는 가치판단이 서지 못하면 사회적 혼란을 야기시킬 수 있는 심각한 문제”라는 것.
이성규 과장은 “유물이 사회적 가치가 있는지부터 검토하고 결론 내겠다”고 말하자, 전 의원은 “그럼 검증도 안되고 추진하고 있었냐”며 “혹시 천안시와 구두 내지는 문서약속이 있었냐”고 질문했다. 이에 이 과장과 서 국장은 이구동성 “없다”고 밝혔다.
장 의원은 “검토단계라고 하니까 긴 말 않겠다. 2·3년 전부터 확정된 것처럼 하고 언론에도 보도된 바 있다”며 책임질 수 있는 발언을 해줄 것을 거듭 당부했다.
<김학수 기자>
교체시기 놓친 청소수거차량 악취민원 우려 “제때 바꾸세요”
“청소수거차량의 경우 내구연한이 지난 것은 가급적 교체를 바란다.”
10년된 청소수거차량이 의회 앞에 대기했다. 의원들이 꼼꼼히 살펴보고, 근무자 설명도 들었다. 내구연한도 훨씬 넘어 40만㎞를 뛴 것으로 나왔다. 부실한 상태가 곳곳에서 발견됐다. 근무자도 “염분으로 차량부식도 쉽게 되는 등 교체시기를 훌쩍 넘어섰다”고 말했다.
장기수 의원은 “수거차량의 노후화나 기능불량은 주민민원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시급히 교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대부분 의원도 공감을 표했다.
서장근 주민생활지원국장은 “제한된 예산 때문에 내구연한 지난 차량이 운행되는데, 가급적 민원불편 없도록 특단의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답변했다.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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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감 단신>
의원들의 표정에서 감사에 임하는 진지함이 묻어난다.
평생학습축제 ‘잘못된 방향성’
“평생학습축제의 참여마당 대부분이 댄스스포츠라는 건 문제 아니냐.”
장기수 의원은 학습축제가 댄스경연대회가 전부라면 평생학습의 의미가 없는 것이라며 학습축제방향을 문제삼았다. 김상석 과장의 답변이 몹씨 궁색했다. “10개 동아리를 지원해줬는데…, 경연대회 하면 딸린 사람도 많고 하니까…” 하며 흥행중심의 취지였음을 인정했다.
장 의원은 “행사 잘잘못을 떠나 정확한 방향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고, 김 과장은 “내년부터는 이벤트성을 지양해 체험위주로 해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왕따당한 시의회?
문화관광과 감사가 시작되면서 의회가 잠시 소란스러워졌다. 의회 대표자격으로 문화예술선양위원회로 들어가 있는 노동곤 의원이 지난 평가보고회에 초대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시의원대표인 의원을 제외하는 경우가 어딨냐”고 문제삼자 이성규 문화관광과장이 ‘착오’였음을 해명했고, 이충재 의원은 “사과 정도로 끝날 일이 아니다”고 언성을 높였다. 의회 위상과 직결된다고 판단한 의원들은 정회를 갖고 문제를 확대했지만, 결국 서장근 국장이 “실수로 누를 끼쳐 죄송스럽다”는 사과로 일단락졌다.
예술인 없는 예술제
“예술인, 다 어디 간 겁니까!”
이명근 의원은 1억5000만원 사업비를 들인 천안예술제에 주인격인 예총회원이 안보인다는 게 말이 되냐며 쓴소리를 했다. 지난 5월에 했던 ‘2008 천안예술제’의 경우 개막식 행사에 예총 집행부도 눈에 안 띄고, 시민들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집행부 몇몇만 열의를 가졌을 뿐인 예술제에 대해서는 예산지원해줄 때도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전종한 의원은 “흥타령축제나 판페스티발, 반딧불가족음악회 등 중요사업들은 가혹할 정도로 평가할 필요가 잇다”며 “당장은 아플 지라도 해를 거듭할수록 성장하려면 각오를 갖고 평가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엉터리 관광용역
천안시 관광종합개발용역서에 대해 전종한 의원이 찬물을 끼얹었다.
“1억짜리 용역인데 참 부실하고 내용없다. 일반적 개념만 잔뜩 써있을 뿐, 조병옥 박사나 직산 위례성, 세성산성, 홍대용과학관 등 언급이 일절 없다”며 졸속용역임을 지적한 것.
전 의원은 “비전문가가 이렇게 지적한다면 전문가가 봤을땐 기가 찰 노릇”이라고 말했다. 시는 마땅한 답변을 찾지 못했다.
“과자봉지도 분리수거해주세요”
과자봉지도 분리수거한다. 얼만 전까지도 처리업체를 찾지 못해 소각하던 과자봉지에 대해 천안시는 처리업체를 구한 것으로 밝혔다. 더 이상 주민들이 일반쓰레기봉투에 담지 않고 분리수거해도 된다는 얘기다.
윤세철 의원이 이같은 문제를 지적하자, 김대응 청소과장은 “공공주택은 분리수거해 처리가 가능하고, 분리수거가 잘 안되는 일반주택은 재활용선별장에서 별도 분리·처리할 수 있도록하겠다”고 답변했다.
침출수, 자원화를 찾아라
이명근 의원이 ‘침출수의 자원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2년 전부터 누차 침출수의 자원화 방법을 연구하라고 했는데 최근 아산시가 국비까지 따서 시설을 준공했다”며 천안시의 늦장대응을 탓했다. 이 의원은 “이제는 천안에서 축산폐수처리장도 필요하게 됐다. 두 군데의 침출수를 연계해 자원화 방안을 강구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김대응 청소과장은 “검토해보겠다”고 했고, 서장근 국장은 “즉시 검토하겠다”고 거듭 밝혔다. 이 의원은 “쓰레기 등은 재활용이 가장 좋은 방법이고, 다음이 소각이고 매립이다”며 신기술이 나오고 있으므로, 효율적이고 환경적인 처리방법을 택하길 주문했다.
공무원해외연수 ‘시민과 정보공유’
장기수 의원이 공무원들의 국외연수에 대해 한마디 했다.
관광이나 문화탐방도 곁들일 순 있지만 전체의 30% 미만에서 기준을 잡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낸 것. 또한 다녀와선 성과보고서를 만들어 홈페이지 등에 공개하고, 좋은 내용이라면 지역언론에도 기고해 시민과 공유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주문했다.
유제석 기획예산과장은 공감을 표하며 “해외연수는 내년부터 홈페이지에 공개토록 하겠다.성과보고도 특이한 것은 월례모임때나 언론에 기고하도록 검토하겠다”고 답변했다.
<김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