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로예술극장(대표 류중열)이 모처럼 ‘성인극’을 올려 관심이 쏠린다. 경영난으로 아동극에만 치중했던 예술극장의 이번 바람은 외도의 성격을 벗어나 있다. “혼자 꾸려가는 가난한 예술극장입니다. 금방 무너질 듯 위태위태했던 예술극장이었지만 벌써 3년을 버텼네요. 이젠 모든 틀을 깨고 예술극장에 사람의 온기로 채울 겁니다. 열린극장을 만들어갈 생각이에요.”
이번 작품은 ‘우리의 멋-소리꾼’으로, 원제는 ‘부부 품바’다. 성인극으로는 지난 6월 3주년을 기념하는 ‘조통수’를 올린데 이어 5개월만이다. ‘부부 품바’는 1993년 첫공연을 시작으로 500회를 돌파한 작품이다. 올해는 ‘충청남도무대지원사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1인 출연자인 이계준씨는 1977년 9월 ‘프란다스의 개’로 연극계에 뛰어든 30년 경력의 베테랑 연극인. 그동안 배뱅이굿, 관객모독, T타임의 정사, 팔불출 등 수많은 작품에 출연했다. 현 제천극단 ‘청사초롱’의 대표이기도 한 그는 ‘품바’와 ‘전통모노드라마 품바’ 등 품바에 출연한 적도 많은 품바 전문배우다.
“장터나 길거리에서 동냥하며 주체의 뒤안길에 서성이던 각설이나 거지를 품바라 하는가. 그 이전에 품바란 시대를 대변하는 소리이자 사람이다.”
어느 사회나 지배자와 피지배자가 있고, 그 속에는 부조리가 꿈틀거린다. 이 작품에서는 노숙자 ‘왕초’의 눈에 비춰지는 시대상을 풍자와 해학으로 속시원히 풀어놓는다.
무대운영방식은 전통과 현대가 아우르는 춤이 곁들인 뮤지컬적 요소를 삽입했고, 연극적 연계성을 기초로 시대를 초월하는 장면을 구성했다. 일인다역의 연기를 펼치며 품바극이 지니고 있는 관객과의 ‘정서소통’에 주안점을 두고있다. 극중 ‘창’은 품바 아내 이미정씨가 맡았다.
오는 26일부터 30일까지 오후 7시30분(주말엔 4시 추가) 버들육거리 모퉁이에 자리잡은 천안대학로예술극장 무대에 오른다. 입장료는 2만원, 청소년은 1만원이며 문의는 567-4915, 010-2550-4915.
<김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