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서 만난 세상은 아름답다. 아니 그것들은 아름답다 못해 차라리 애틋한 아쉬움이다. 아마도 새롭게 만나는 경이로움과 짧은 순간의 풍광들이기 때문일 것이다.’
화가 변영환의 ‘여행스케치’가 천안법원 갤러리에 걸린다.
반복되는 일상의 지루함을 떨쳐내고자 2년 전 아내와 떠난 배낭여행. 북유럽에서 남쪽 지중해 연안까지 한 달 여정이 아내와의 이별여행이 될 줄이야. 그런 이유로 여행하며 스케치한 그림들이 더욱 애틋하게 다가온다.
변 화가는 여행중에 프라하성을 비롯해 스위스 루체른, 아이거의 만년설, 휘센의 노이슈반슈타인, 로마의 콜로세움 등을 화폭에 옮겼다.
낮에는 이국의 풍경들을 스케치하고, 때가 되면 토속음식을 먹었다. 야간침대열차로 이동하며 여유있게 다녔다. 낯선 경험은 감동과 즐거움, 때로 길을 잃어 당황했지만 그 역시 즐거움으로 남았다.
이번 법원갤러리에 풀어놓는 ‘여행스케치’는 아내를 그리는 마음이 가득하다. 시로서 마음을 달랜 글에는 그의 심정이 고스란히 배여있다.
「서구의 태양아래 빛나는 풍경들/ 강물로 물감 풀어 무딘 솜씨로 그려가면/ 지나던 바람이 슬쩍 보고 말려주네/ 같이 동행했던 사람은 무심히도 가버리고/ 한 장한장에 아직도 감당하기 힘든 추억만 가득히 남겨놓았지만/ 그 여정의 흔적들로 이 전시를 연다」
변영환 화가는 동국대 미술학과를 졸업한 중견작가로, 개인전 11회와 단체전 150여 회, 퍼포먼스 80여 회를 가졌다. ‘여행스케치’란 이름으로 열리는 이번 전시회는 10월28일부터 11월24일까지 약 한달간 전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