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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굿패 얼 ‘흥타령부 2관왕’

1년간 억척스런 연습성과, 2006년 이어 또다시 대상 거머줘

등록일 2008년10월21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천안풍물패 ‘민족굿패 얼(대표 곽상용)’에게 적수는 없었다.

얼은 지난 2006년에 이어 천안흥타령축제 흥타령부에서 대상을 차지했다. 평균연령 35세 이상에게 출전권이 주어지는 흥타령부는 올해 총 86팀이 참가했다. 얼의 평균연령은 49세. 하지만 1년간의 연습량과 열정에 힘입어 최고의 영예를 안았다. 물론 팀원의 60%가 2006년 대상받은 경험을 갖고 있는 것도 도움이 됐다.
 

전체 참가팀 통틀어 풍물패는 얼 한 팀. 풍물굿만의 한계를 벗고 ‘무용’과 ‘소리’가 합쳐진 종합작품으로 거듭났다. “기교가 뛰어나다거나 한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대상감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정신무장이 갖춰졌다는 것이지요.”

이명숙 실장은 팀원들의 실력이 ‘기술’보다는 ‘정신’에 있음을 강조했다. 올해 흥타령부 참가를 위해 1년 전부터 준비에 들어간 이들은 직장생활 틈틈이 개인연습에 철저했다. 3개월 전부터는 총연습에 매진, 엄청난 ‘연습량’을 소화했다.

부상자도 속출했다. 김희정(44)씨는 과도한 연습으로 무릎수술을 해야 했으나 대회 이후로 미뤘다. 이명숙 실장도 어깨인대가 늘어나 기브스를 했으나 치료와 연습을 병행하는 고집스러움을 보였다. 47명의 팀원중 상당수가 부상을 숨기거나 참고 대회에 나선 결과 대상을 거머쥐게 된 것. 이런 이유로 회원들은 ‘얼은 마약하는 집단’이라며 너스레를 떨기도 한다.

왜 그렇게 열심히냐는 질문에 대답은 간단하다.
 

“얼은 스스로 만족감을 얻는 곳”.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안되는 분위기가 얼에 박혀있다는 것. 즉 기교는 아마추어라도 ‘프로근성’을 갖고 있어 모든지 이뤄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녹아있다. “모두들 결선을 치른 후 무대를 내려오며 ‘와’ 하는 탄성이 절로 나왔죠. 정말 재밌게 놀았다는 표정들이었죠.”

더구나 ‘애향심’도 높다. 악착같은 연습은 천안팀이라는 자긍심도 한 몫 했다. 곽상용 대표는 “흥타령축제는 천안이 주최한 경연대회입니다.

당연 출전팀도 주인된 책임감으로 일정수준의 실력과 노력했음을 보여줘야 합니다. 그게 타 팀에 대한 예의이기도 하죠.” 이같은 견해에는 회원들도 대표 못지 않다. 생각이 같으면 힘은 배가되는 것. 원자폭탄의 결속력이 이미 ‘대상’이라는 향방을 가리키고 있었다.

게다가 연출력도 뛰어났다. 천안삼거리의 설화, 능소와 박현수 선비의 사랑과 지조를 풍물굿으로 뛰어나게 표현해 냈다. 2006년도에는 삼남이 모이는 천안삼거리에서 소통을 풍물굿으로 형상화했다.

최선으로 최고를 얻는 것은 경연대회 뿐만이 아니다. 거리퍼레이드에서도 금상을 받았다. 2006년에는 대상을 받기도 했다.

“주막을 연출한 컨셉카를 만드는 데만 꼬박 한달이 걸렸습니다. 97명의 회원이 참여했고, 관객들에게 나눠주는 막걸리만 7말이 들었죠.”

거리퍼레이드 참가지원금에 눈독들였다면 팀당 60명까지만 주게 돼있는 숫자를 맞췄을 터. 흥타령부 대상 800만원, 거리퍼레이드 금상과 참가지원금 840만원 합해도 계산서는 적자.

“중요한 건 주인된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는 만족감이죠. 전체적인 흥타령부 수준이 올라갔고, 거리퍼레이드 볼거리가 풍성했다면 우리 임무는 다한 겁니다.”

일상으로 돌아간 얼 회원들. 천안흥타령축제가 끝난지 보름여가 지났어도 이들에게는 기분좋은 여운이 남아있다.

김학수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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