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시의회 의원들의 해외연수가 무산되는 걸 지켜보면서 아쉬움이 크다.
두달간 준비한 해외연수를 3일 남겨두고 포기한 이유는 뭘까. 게다가 상당액의 위약금을 물면서까지 말이다.
의회는 ‘경기불황과 사회분위기’를 근거로 내세웠다. 일견 무리없는 판단으로 보인다. 언론들까지 환율이 치솟고 경기악화로 어려울때 세금가지고 해외나가는 건 문제가 많다는데 한목소리로 외치며 해외연수 포기에 은근한 압력(?)을 가한 부분도 있다. 해외연수가 무산되면서 4000만원 넘는 예산을 아낄 수 있게 됐다. 한 푼이라도 필요한 때에 큰 액수다.
하지만 아쉬움이 남는 건 왜일까. 해외연수와 관련해 포기가 능사는 아니었지 않나. 위로휴가차 떠나는 해외여행이었다면 쾌히 잘됐다 싶지만, 연수목적이 영양가 있는 의정활동 때문인 점은 간과된 걸까.
경기가 어려워도 천안 관내 각종 현안사업은 탈없이 추진된다는 점을 생각해 보자. 경전철이나 식품엑스포가 준비되고 이미 지어진 박물관은 효율적 운영에 대한 폭넓은 고민이 필요하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시행정 전반의 사업을 심의·평가하며, 때로 행정사무감사로 개선을 요구하는 것이 의원들의 사명이고 보면 해외연수활동은 단순한 관광외유가 아닌, 성과에 따라 수십억원을 절감할 수도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의원들의 해외연수가 한갓 ‘빛좋은 개살구’였다는 것을 인정하게 되는 거다. 분명 예전의 해외연수는 위로관광으로 폄하할 수 있다. 지금도 그래야만 될까.
유급제로 책임감을 부여한 5대의회 출발은 일단 의원발의만 보더라도 예전보다 한단계 성장했다. 막대한 예산을 투자하는 해외연수도 응당 발전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또한 그러기 위해서는 이들을 바라보는 주민들과 언론의 눈도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