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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구역 개편논의 ‘뜨거운 감자’

정부 및 정치권 한목소리‥개편추진시 천안·아산 통폐합 가능성 높아

등록일 2008년10월03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전국 230여 개 지자체를 70여개 광역자치단체로 바꾸는 행정구역 개편이 추진될까.

전국이 행정구역 개편으로 떠들썩하다. 80여년간을 지배했던 행정구역이 전혀 다른 모습으로 바뀐다는 것은 상상도 못할 일. 행정구역은 우리에게 행정운영의 원활함 외에 ‘영토’적 개념을 달고 머리 속 깊이 인식돼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 들어 여·야 없이 한목소리로 행정구역 개편에 공감하고 있다. 여기에 ‘한반도대운하’란 큰 틀의 정부정책이 무산되자 청와대까지 개편을 대안의지로 삼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행정구역 개편논의는 이미 17대 국회 전반기에서부터 강하게 제기돼 국회에서 특위구성까지 준비되다 미뤄진 바 있다.

만일 행정구역 개편이 현실로 다가오면 천안과 아산도 개편변화 속에 전혀 다른 생활터전과 발전방향을 갖게 된다. 천안·아산이 통합될 여지도 있으며, 인근 공주, 평택, 안성, 당진, 예산 등 인접한 시·군과의 부분적 통·폐합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천안시 관계자는 “행정구역 개편이 실제 이뤄질 수 있다고는 생각되나, 아직 시 자체 현안으로 드러내 논의한 바는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개편이 현실화될때 발생할 거대한 변화의 소용돌이와 혼란을 대비해 예의 주시하고 있음을 전했다.

개편시기는 2010년 안팎 

행정구역 개편에 대해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곳은 어딜까.

청와대와 정치권을 손꼽는데, 이들의 개편의지는 이미 한통속이 된 상황. 다만 개편과정에서 부딪칠 각론을 합의하는데 진통을 예상하는 정도다.

행정구역 개편에 청와대는 쌍수를 들어 앞장설 태세다. 이명박 정부가 야심차게 공약으로 내놨던 한반도대운하와 747플랜 등은 국민적 반발과 무리한 계획으로 초반부터 깨졌다. 이로 인해 그에 걸맞는 정책이 필요한 상황에서 ‘행정구역 개편’은 매력적인 상품으로 부각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9일 ‘국민과의 대화’에서 “경제권, 생활권, 행정서비스 관점에서 행정개편이 있어야 한다”는 입장을 직접 밝히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는 가장 적극적인 곳이 민주당이다. 민주당은 지난 11일국회에서 지방행정체제개편특위 1차회의를 열고 개편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9월 말 전문가 공청회를 연 뒤 의원총회를 갖고 11월 말까지 당론으로 지방행정 개편안을 확정하기로 했다. 또한 여야가 참여하는 국회차원의 특위를 구성하고 내년 초 지방행정체제 개편을 위한 특별법을 제정하기로 했다.

한나라당도 ‘다단계 지방행정체계가 단순화 구조를 요구하는 현실에 맞지 않다’며 대체로 개편에 힘을 싣고 있는 분위기. 지난 25일 이명박 대통령과 정세균 민주당 대표가 회동해 지방행정체제 개편 조기추진을 합의해 개편논의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이미 일부 지자체장이 찬성입장을 보이고 있다. 김완주 전북지사는 행정구역 계층의 단축화에 대찬성 입장을 보였으며, 임각수 충북 괴산군수는 “인접 지자체간 지역이기주의 해소와 행정의 효율성, 생산성 극대화 등을 위해 개편을 서둘러야 한다”는 견해를 보이기도 했다. 청주시의회는 지난 3일 행정구역 개편의 조속화 추진을 촉구하는 건의문을 중앙부처와 국회에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현재 16개의 시·도를 절반 정도로 줄이는 방안을 구상중이며 정치권은 완전히 없애는 것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행정체제 개편시기에 대해서는 정당들은 서로간 이해타산을 고려해 2010년 지방선거 이전과 이후 주장이 나뉘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 구청폐지 검토중

행정구역 개편논의와 더불어 정부는 구청을 없애고 대동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대상은 인구 50만명 이상 11개 시에 설치된 구청으로, 여기에는 천안도 포함되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6월 한국지방자치학회에 ‘지역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초자치단체 자율통합 지원방안’에 관한 연구용역을 발주해놓고 있다. 특히 특별·광역시 자치구도 아니면서 인구 50만 이상 도시에 설치된 구청을 없애는 대신 2~3개 동을 묶어 대동제로 개편하는 연구가 진행중이다.

이같은 구청폐지 논의는 구청 설치·운영에 따른 예산과 행정 효율성이 떨어지는데 문제점이 있다. 인구증가로 인한 자치구가 아닌 일반구는 공무원 숫자만 늘리는 격이어서 시민들의 불편과 부담을 떠안게 되는 등 ‘효율화’를 최우선으로 하는 요즘 행정에 맞지 않는다는 말이다.

이런 논의가 실체화로 나타날때 가장 늦게 구청을 설치한 천안시는 좀 더 신중히 처신해 결정하지 못한 책임에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천안시도 구청설치논의에서 ‘대동제’를 검토했지만, 형식적인 절차에 그치는 모양새다.

김학수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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