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375세대가 모여사는 신안3통. 도심지라지만 단국대학교에 근접한 외곽쪽으로, 생활형편이 고만고만하다. 주요 생계방식은 학생들의 자취원룸. 대학도 가깝고, 북일고는 바로 코 앞에 있어서다. 삶의 분주함에 서로들 돌아볼 시간이 없기는 신안3통도 마찬가지. 하지만 경로당과 김동덕(52) 통장이 구심축을 이루며 살가운 인심을 간직하고 있기도 하다.
김씨가 천안에 내려온 지는 11년째. 타지생활이 시작됐지만 붙임성은 이곳에서도 쉽게 통했다. 어느샌가 부녀회장이 되더니 2년 전부터는 신안3통장을 맡았다. “그렇게 되기까지는 많은 노력도 있었죠.” 남편의 적극적인 동조속에 수더분한 봉사활동이 통장일에까지 미쳤다. 몸이 불편한 어르신네를 의료원에 입원시키고 300만원의 병원비는 복지콜에서 지원받게 해드렸고, 어떤 이는 기초수급자가 되도록 도와드렸다. 참사랑봉사단에도 들어가 매월 장애인봉사를 해왔고, 주변에 사는 어려운 이웃들의 보호자를 자처하며 살아왔다.
“특히 클린천안은 신안3통의 자랑입니다. 20여 명의 어르신들과 함께 노력한 끝에 예전보다 훨씬 깨끗한 지역으로 변모했으니까요.” 김 통장은 ‘클린천안’으로 화두가 옮겨가자 함께 하는 어르신네들 칭찬에 입이 마른다. “매월 17일은 우리 3통 주민들 청소활동의 날이에요. 주로 참여인원은 어르신네들이지만 주민들의 격려와 고맙다는 인사를 톡톡히 받고 있죠. 때로 어르신네들의 훈계로 젊은 층들이 동기부여받기도 합니다.”
쓰레기만 줍는 건 아니다. “지난해는 20여m 되는 담장옆 하수구를 메우고 꽃밭을 가꿨죠. 불결했던 곳이 말끔히 정리돼 미관이 확 살더군요. 특히 우리 스스로의 예산과 인력으로 해내 보람이 더했죠.” 여름철 좁은 골목길의 방역이 제대로 안된다는 판단하에 자체적으로 방역기를 구입해 매주 1회 이상 직접 소독하기도 했다.
지역민의 칭찬 속에 더욱 화합된 이들 클린봉사팀은 환경정비활동 후 가금 국수를 삶아 지역 어르신들과 함께 나누며 ‘지역현안’을 반찬삼아 격의없는 토론을 벌이기도 한다고.
“글쎄요. 봉사욕심은 많지만 지금 하는 일도 많다 보니 또다른 계획을 세우기는 어렵고요. 단지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따서 노인봉사를 체계적으로 할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김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