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호두가 오는 23일(화)부터 작가 다리오 포의 ‘안내놔? 못내놔!’를 무대에 올린다. 극단 호두 멤버 김예기, 한대관, 한운학, 박진성, 윤진하, 정서연, 이은주, 강용웅, 유미형이 총출동하는 이번 무대는 신부동 아리소극장에서 11월2일까지 매일(월요일 제외) 막을 올린다.
천안에서 소극장이 상설운영되는 곳은 아리소극장이 유일. 그동안 올랐던 예닐곱편의 공연물 모두 수준높은 작품들로 호평을 얻은 바 있다.
극단 호두의 기획실장이기도 한 김예기 연출가는 “공연작품에 있어 구성과 배우들의 연기가 탄탄하다”며 천안·아산시민들에게 느낌있는 공연이 될 것임을 약속했다.
작가 다리오 포의 작품 ‘안내놔? 못내놔!’는 이탈리아의 밀라노 시내를 배경으로 하지만 서민을 위한다는 말뿐인 정부정책에 고통받으며 참고 지내야 하는 서민들의 애환은 우리 현실과 비슷하다. 김 연출가도 “이같은 시대적 배경이 우리와 닮아있어 작품으로 선정했다”며 “작품공연을 통해 소통과 위안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줄거리는 두 노동자 부부가 겪는 ‘좌충우돌 생존기’를 그렸다. 계속되는 불경기와 날로 치솟는 물가로 서민들의 불만이 폭발지경에 이르렀을 무렵, 동네마트에서 주부들의 난동이 벌어진다. 이들에 섞여 식료품을 챙겨 도망나온 안토니아와 친구 마거리타, 그들의 남편, 마트습격사건 수사를 위해 찾아온 경찰들의 한바탕 슬픈 소동이 벌어진다.
아리소극장 이우섭 대표는 “1997년 노벨문학상에 빛나는 다리오 포의 수작 블랙코메디를 만나볼 수 있다”며 “온 가족이 관람가능한 가족코메디로 건전한 여가문화 장착에 더욱 노력하는 소극장이 되겠다”고 말했다.
극중 안토니아의 남편 죠반니의 절규가 가슴을 울린다. “여자들이 슈퍼마켓을 털고, 노동자들이 기차를 세우고… 모두들 제정신이 아니었어. 나도 모르게 루이지랑 자루를 훔쳐들고 뛰는데 아주 신이 나더라구. 몇 년만에 처음 피가 끓는 것 같았어… 우린 모두 악날하고 고약한 괴물한테 속은거야. 바로 내 정의감이 날 속인 거라구. 그동안 사회주의니 천국이니 떠는 원숭이 놀음에 말렸던 게 그렇게 화가 치밀수가 없었어.”
<김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