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예기(좌)와 이우섭(우)
“우리 모두 조금만 힘을 내면 됩니다. 천안지역에도 좋은 소극장 문화를 일궈낼 수 있을 거란 말입니다. 아주 조금만 힘을 내면….”
천안 신부동의 아리소극장 대표 이우섭(48)씨와 기획실장 김예기씨의 ‘좌충우돌 소극장 살리기’가 계속 되고 있다. 인구 55만의 천안에 소극장이라곤 대학로예술극장과 한암사, 그리고 아리소극장이 전부다. 이마저도 대학로와 한암사는 내부 사정으로 소극장 역할이 어려운 처지. 아리소극장이 실타래같은 자존심을 이어가고 있다.
이우섭씨는 3대가 제조업 집안으로, 그도 한때 110명의 직원을 데리고 자동차부품제조회사를 운영하기도 했다. 연매출 200억원이라면 성공모델로도 비춰진다. 그런 그가 제조업을 마다하고 소극장 운영에 뛰어들었다.
“소극장은 이제 내 꿈이 됐습니다. 소극장 운영을 통해 사회가치를 추구하고, 내 생에 새로운 보람을 얻고자 시작했죠. 젊은 친구(배우)들과의 약속도 지켜야 합니다. 함께 멋진 소극장을 운영해나가자는….”
배우이자 연출가인 김예기 실장은 부천시에서 왕성한 활동가로 알려진 연극배우. 부천 연극협회 사무국장 및 부지부장, 부천예총 기획위원, 2006년 전국연극제 사무국장, 경기도젊은연극인 연합회장, 극단 열무 대표 등. 그런 그가 이우섭씨와 손을 잡았다. 아리소극장을 살리기 위해 의기투합한 것.
“나나 우리 배우들만, 아리소극장만 노력해서 될 일은 아닙니다. 천안에 연극문화의 열정이 불살라지도록 전방위적 관심사와 노력이 필요한 것이죠.”
김 실장은 어려움을 토로한다. 천안에 후발주자로 정착한 상황에서 ‘나서기’나 ‘치대기’로 미운 털이 박힐 수도 있는 문제. 지역의 연극협회나 극단, 연극인들의 총체적인 발전노력에 협조적 관계로 갈 수 있다면 좋겠다고.
<김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