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 계단에 쌓였던 먼지가 조금씩 엷어지고 있다. 고유가로 인한 에너지 절감대책에 비상이 떨어지자 천안시가 4층까지 엘리베이터 운행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항시 만원이던 엘리베이터 이용객이 줄고 이용편의가 높아졌다.
5층건물이던 예전 문화동 구청사의 경우 엘리베이터가 없었다. 그러던 것이 불당동 시청 이전과 함께 메머드급 건물로 지어지면서 엘리베이터도 4개나 설치됐다.
시설은 좋아졌지만, 걸어다니는 공무원이나 민원인을 발견하기는 어려웠다. 계단으로 이어진 묵중한 2중철문도 이용불편을 초래했다. 극소수만이 이용하는 계단은 원래의 목적을 상실한 채 화재 등에 대비한 비상계단 역할로만 남았다.
최근 에너지 절감대책에 지방자치단체들이 다양한 노력을 경주하며 천안시도 계단이용을 권장하기에 이르렀지만 에너지 절약은 유가의 고·저를 따지기에 앞서 평상시 절감자세를 필요로 하는 것. 다가올 우환을 미리 대처하는 ‘유비무환’의 현명함이 아쉽다.
천안시가 ‘4층이하 계단사용’이란 응급처방을 내린 것도 시 의지가 의심스럽다. 단순히 4층 제한만을 뒀을 뿐, 계단 이용 활성화를 위한 아이템이 전무하기 때문이다.
먼저 평상시는 철문을 열어둬 이용객 편의를 보장하는 것도 좋은 전략일 수 있다. 계단이용시 회색벽에서 제공되는 삭막함도 마이너스. 창고에 방치돼 있는 그림작품이나 각종 행정홍보글이 계단 동선을 따라 펼쳐있다면 훨씬 이용만족도가 생길 듯. 만보기라도 허리에 차면 조금이라도 계단이용이 높아지지 않을까.
계단 벽면을 활용한 볼거리 등 일련의 노력은 시청 외로 발생하는 영향력과 함께 시청 자체의 신뢰도도 높아질 수 있을 듯.
<김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