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은 안경점 운영, 취미는 음악가’. 박태일(45)씨. 그는 적어도 두가지 재주는 확실히 부릴 줄 아는 사람이다.
대학전공을 따라 안경점을 냈고, 40이 넘은 지금 안경점 3개를 운영한다. 경기불황이다 실직이다 하는 판에 안경점 운영은 꽤 튼실, ‘먹고사는 데는 지장없다’는 그다. (사)대한안경사협회 충청남도지부 총무이사도 맡아 안경점 운영 틈틈이 도지부 일을 보고 있다.
또 하나, 젊은 시절 음악에 취해살던 가락이 그를 한시도 가만있지 못하게 한다. 통기타나 드럼은 실력자, 2년 전부터 배우고 있는 색소폰조차 수준급이다.
성정동 안경점 안쪽 공간에 있는 그의 연습실. 한가지에 빠져들면 쉽게 헤어나오지 못하는 성격에 2년동안의 색소폰 연습시간은 하루평균 5시간을 넘었다. “마음내키면 7시간씩 보내기도 하죠. 1년 연습시간이 남들 5년 경력을 따라잡는 것과 같아요. 1년 전부터는 무대에 설 정도는 되었죠.” 특히 어떤 악기든 3개월이면 마스트하는 음악적 재질과 관심이 그를 붙들어두었다.
지난 5월부터는 아는 음악가들을 불러모아 전국무료공연팀도 구성했다. 서울역 광장을 비롯해 대전, 대구, 부산 등지를 바쁘게 오갔다. 팀들과의 호흡이 맞아들자 ‘풍경소리’라는 정식 공연팀도 창단해 본격적인 음악활동을 시작했다.
“훌륭하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다만 그냥 민숭민숭 사는 것 보다는 재미있다는 것이죠. 동료들도 좋아하죠. 무대에 섬으로써 음악적 재질을 썩히지 않고, 봉사도 할 수 있는 1석2조 아니겠어요. 게다가 스스로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은 큰 행복이죠.”
그는 ‘한번 시작하면 끝을 보는’ 성격이 즐거운 인생으로 만들 수 있었음을 고백한다. 그리고 많은 부분에 손대기보다는 한가지를 하더라도 최선으로 임하는 게 행복할 수 있다는 자신의 인생철학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