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시의회 의장의 의전용차량 기사, 이경식씨. 그는 지금껏 세명의 의장차량을 운전했지만, 현 송건섭 의장의 특별난 운용방식에 편함을 누리고 있다.
제네시스 매각 직전까지 그는 두 개의 차 키를 갖고 있었다. 하나는 의전용차량 제네시스고, 다른 하나는 송 의장 차량인 에쿠스 키. 어디나 운전기사가 의장의 출·퇴근을 도와왔고, 이씨도 그렇게 생활했다. 하지만 송건섭 의원은 7월5일 의장이 되자마자 철저히 자신의 차로 출·퇴근하고 있다. 공식업무의 시종(始終)이 천안시의회에서 비롯되는 것. 이에 따라 이씨는 아침 저녁으로 한두시간 일찍 근무를 종료할 수 있게 됐다. 운전기사의 편리만 보장한다는 것은 아니다. 송 의장이 의회에서 업무의 시작과 끝을 맺는 것은 ‘의장’이라는 마음자세를 항시 바로세우자는 뜻도 있다.
자신의 차로도 의전용 겸해
“출·퇴근은 알아서 할 테니 신경쓰지 마세요.”
송 의장은 후반기 의장이 되자마자 운전기사인 이씨에게 출·퇴근에 대한 부담을 없앴다. 자신의 차로 의회에 나와 하루일과를 시작하는 것이 의장으로서의 첫 노력이었다. 그의 차 키는 출근과 함께 이씨에게 맡겨졌다가 퇴근때 다시 송 의장의 손에 쥐어진다.
송 의장은 의전용차량과 자신의 차를 구분하지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하기까지 2주간 제네시스를 한번밖에 타지 않았다. 임기시작 다음날 기관·단체장 인사방문때 자신의 차로 가려던 것을 직원들이 만류해 ‘의전용 차량’을 이용한 것이 전부다. “어떤 차를 타야 하는가가 문제가 되는 건 아니지 않냐”는 것이 송 의장의 생각. 시의장 위상에 흠이 되는 것도 아니고, 혈세를 축내는 것도 아니라면 편한대로 타는 것이 좋다는 발상이다.
운전기사 이경식씨는 이같은 의장의 사고방식에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의장님을 모시고 수년간 전국을 다녔지만 이렇듯 직접 출·퇴근하고, 자기 차로도 자유로이 다니는 타지역 의장들을 본 예가 없다”고 귀띔한다.
<김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