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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석 시인 ‘묘원일기’ 펴내

1집 ‘끈에 대한 명상’ 이후 5년만, 민초의 삶과 가치에 관한 명상

등록일 2008년08월05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이병석(53·쌍용3동) 시인이 그의 두 번째 시집 ‘묘원일기’를 내놨다. 1992년 ‘문예사조’로 등단해 천안문학, 충남문학, 서안시, 충남시협, 대전·충남가톨릭문학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그에게는 참으로 느릿한 행보. 1집을 ‘끈에 대한 명상’을 내놓은 지도 벌써 5년이 지났으니 그를 아는 사람들은 지쳐버린 지 오래다.

그의 느긋한 성격은 작품에서도 여실히 반영돼 있다. 새 술은 새 푸대에 담는 것인데, 언뜻 보아서는 1집과 2집의 주제가 다름을 구분하기 힘들다. 욕심이 없다 보니, 시와 시집 또한 작위적이지 않다.

항상 ‘민초의 삶’을 시로 이야기하는 그. 1집에서 ‘민초’를 ‘끈’과 ‘들꽃’으로 연관지었듯 2집에서도 ‘들꽃’은 작품과 작품을 이어주는 구실을 한다. 1집에서 27번까지 매겼던 들꽃열전 시리즈는 이번 작품에서 28로 이어져 46에 머문다.

“내가 민초고, 내 주위가 민초입니다. 평범하지만 이 사회의 근간이 되는 사람들 또한 민초들이죠. 세상을 지탱해가는 힘이 바로 민초에게 있고, 그래서 난 그 속에 머물고 있습니다.”

그가 끊임없이 민초를 노래하며 거기서 발견하고자 하는 건 ‘값지게 살아가는 모습’들이다.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무엇이 가치있는 삶일까를 고민하기는 아주 오래 전.
 

/절망이 크면/ 희망도 배로 자라고/ 맘먹은 만큼/ 신수도 환해지지/ 어떠냐/ 창포에 머리감고/ 단오그네/ 타보지 않으련?/
 

그의 ‘창포’란 시에서도 보이듯이 삶이 민초로 이어지고, 또다시 순수자연으로 귀결된다. 가치있는 삶이 이것이다 하는 정의보다 ‘우리네 삶’이 가치있는 삶으로 보는 것. 답을 찾지만 언제나 찾지 못하고 마는 것은 이 때문이다.

1집보다 2집은 사상적으로 더욱 폭넓어져 있다. 1집을 내던 해에 그는 천주교 대전교구 관할의 성환공원묘원에 근무하게 됐다. 삶과 죽음이 갈라지는 곳에서 근무한 5년 여. “그곳에서 수많은 사람들의 만남과 이별을 지켜보며 생과 사는 구별이 없는 동질의 것임을 깨달았죠. 시계눈금이 구분없이 빙빙 돌아가듯 삶과 죽음도 경계가 모호하단 걸 알게 됐죠.”

1·2집 모두 삶의 가치에 대한 고찰이지만, 2집엔 ‘죽음 앞에’라는 수식어가 추가로 붙어 성찰의 깊이를 더했다.
 

/산전수전/ 지난 세월/ 다 놓고/ 밑질 것도/ 남을 것도 없는 이제/ 오로지 남은 한 평/ 희망으로/ 세 평 세월/ 지고 갑니다/
 

윤성희(천안예총 회장) 문학평론가는 묘원일기 평에서 시인의 시선이 3개로 놓여있다고 말한다. ‘자신의 내부를 응시하다가도 어느 때는 주변의 삶과 죽음을 향해 부챗살 펴지듯 퍼지고, 거기에 다시 과거를 돌아보는 또하나의 시선이 만들어진다’고.

이병석 시인의 출판기념식은 오는 30일(토) 그의 근무처인 성환공원묘원 구내식당에서 조촐히 가질 예정이다. “2집 낸 것에 만족합니다. 시를 씀에 있어 목표의식을 갖진 않습니다. 순리대로 살다보면 3집도 나오겠죠.”

 

김학수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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