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문화원 50주년을 맞은 날, 사람들은 얼마나 기뻐했던가.
이날 세웠던 큼지막한 표석 절대 흔들리지 않는 튼실함으로 비쳐졌다.
하지만 권연옥 천안문화원장의 섣부른 직원비리의혹은 천안문화원을 파행으로 이끌며 공든탑도 쉬이 무너질 수 있다는 놀라움을 던져주었다.
사무국장을 포함한 직원비리는 단순한 사문서위조 1건 외 먼지조차 나오지 않았다.
돌이켜보면 파행의 결과가 없으니 과정도, 원인도 안개속에 싸였다.
굳이 말하자면 자존심의 싸움, 아니 ‘똥고집’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만큼 파행의 책임이 원장에게로 귀속돼 버렸다.
파행 2년을 2개월 앞둔 지금, 문화원장은 직원비리가 아닌, 본인의 비리로 머리가 아파졌다.
성추행으로 대법원까지 ‘벌금500만원’이란 판결을 받았고, 최근 횡령 등의 혐의로 검찰의 기소여부 결정을 남겨두고 있다.
‘제 눈의 들보는 보지 못한’ 어리석음이다.
그나마 2년 여 동안 지역사회의 따가운 눈총에도 묵묵히 원장직을 고수했던 문화원장이 얼마전 ‘사퇴표명’ 입장을 밝힌 것은 반가운 일이다.
사퇴표명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하지만 예전처럼 원장의 자격요건을 비판하는 세력을 적으로 두고 동반사퇴 등의 전략적 강수를 둔 때와 달리 이번엔 ‘궁지에 몰린’ 상황에서의 체념으로 보여 안심이다.
오는 4일 오전 11시 천안문화원 이사회가 예정돼 있다.
아마도 문화원장의 사퇴표명과 향후 문화원 정상화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제발 이번 기회가 지역사회에는 ‘정상화에 대한 희망을’, 문화원장에게는 ‘속죄’의 기회가 되길 바란다.
항간에는 이사회 개최 등에 대해 시행정이나 언론 등에게 ‘닫힌 정보’로 다가오고 있다. 뭔가 불길한 근심을 주고 있다.
천안문화원이 2년 공백을 깨고 어두운 터널을 빠져나올 수 있는 날이 되길 간절히 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