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동 주민센터 길에서 한 블록 떨어진 길가. 온통 음식점들로 치장된 한 켠 건물 2층에 미고갤러리 전통디자인연구소가 자리잡고 있다. 조그맣게 내걸린 ‘미고’란 상호에, 가로수 잎마저 덮여있는 곳. 수없이 다닌 길이지만 웬만해선 그런 이름이 있는지조차 생경하다.
그런 ‘미고’이지만 실력조차 감출 순 없었나 보다. 정선주 소장과, 함께 일하는 직원들의 재능이 빛을 발해 경기불황에서도 ‘흑자운영’을 일구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을 비롯해 예술의전당, 과천 현대미술관 등 주요 거래처만도 10여 곳이 넘는다. “이상해요. 알린 적도 없는데 어떻게 알고 연락이 오는지 모르겠어요.” 정선주 미고갤러리 전통디자인연구소장의 대답이 무척 겸손하다.
디자인 부문에서 성공한 정 소장이지만 교육학을 전공한 건 의외. “꼭 전공해야만 잘 하는 것은 아니에요. 내가 즐길 수 있는 일이고 얼마나 열정이 있느냐의 문제죠.”
그녀의 노력은 최근 충남도 관광기념품 공모전에서도 빛을 발했다. 일반상품부문과 창작아이디어 부문 도전자 113명에 끼어들어 창작부문에 당당히 최고상인 ‘금상’을 걸머줬다. 남서울대 유리공예를 전공한 이승희씨가 도와 공동출품된 ‘전통문양을 이용한 악세서리세트’가 영예를 안은 것. 정 소장 개인이 낸 ‘커플엔 메이트’도 일반상품부문에 동상을 차지했다. 이에 앞서 충남공예대전에도 출품한 와인용품세트 ‘생명의 실루엣 곡옥’이 장려상을 받기도 했다. “어느 정도 예측은 했어요.” 이같은 말에서는 자신감을 엿볼 수 있었다.
창작아이디어부문 작품은 전통문양의 백금전사지를 떠서 유리에 입힌 고급문양의 기법이 그에게서 나온 것이다. 대학교수인 남편을 따라 6년 전 천안에 정착한 그에게 천안은 앞으로도 오래 살아야 할 제2의 고향.
“천안의 관광기념품에도 관심이 많아요. 아직 아는 건 없지만 틈나는 대로 천안의 역사와 전통을 깊이 연구해 천안만의 고유한 인기관광상품을 만들고 싶답니다. 공예쪽으로 보면 천안은 기회의 땅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