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시 공무원 1인1아이디어 정책이 시행된지 4개월. 그동안 총 740건이 접수됐다.
1700여 공무원 중 474명이 참여해 1인 평균 1.5건, 4명중 1명이 제출한 셈이다. 740건의 아이디어 발굴 자체는 무척 많은 수치. 하지만 1700여 공무원 숫자나 30년 넘는 공직생활 등을 고려하면 첫 시행 치고 적은 성과물일 수도 있다. 아직 내용물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표면상의 통계수치는 저조한 성적물.
이런 와중에 18건을 내놓은 공무원이 있어 눈에 띈다.
시청 환경과 대기팀장인 이상각씨(52). 2위가 12건임을 감안하면 일단 양적으론 독보적인 수치다. “30년의 공직생활과, 평상시 메모하는 습관이 도움된 것 같아요. 양적으로 많다 해서 우수정책으로 뽑히는 건 아니지만 이같이 좋은 제도에 참여할 수 있어 좋습니다.”
그는 1인1아이디어가 좋은 정책임을 거듭 강조했다. “그동안의 공직생활에 이런 기회가 없었거든요.” 담당업무는 어떤 식으로든 개선과 제도시행이 가능하지만 타 분야에까지 아이디어를 내기는 어려웠던 것이 현실. 이 때문에 수첩마다 빼곡히 메모했던 것들을 쏟아냈다.
그가 내건 아이디어는 분야가 다양. 자신의 업무분야부터 농업, 농가소득, 위생, 예산절감, 성(性), 공직내부건에 이른다.
양이 질적인 부분을 담보하진 않지만 적어도 관심과 열성은 엿보인다. 한 건의 아이디어만을 깊이 있게 다루거나, 복잡한 문제를 해결과제로 삼은 공무원도 있을 것. 아이디어가 많아도 건성으로 내놨을 수도 있다.
“거창한 아이디어를 발굴하거나 그렇진 않았어요. 그냥 평상시 ‘이런 건 불편하겠구나’ 또는 ‘요것은 이렇게 하면 효율적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시작했지요. 스스로 대안까지 마련한 것에 긍지를 느낍니다.”
그는 천안시 관내 일부 음식점에 나붙인 ‘기분좋은 화장실’의 추진자이기도 하고, 2년에 한번 자동차 배기가스 정밀검사에 따른 안내문 발송이 4개 기관에서 이뤄지는 것을 교통안전공단 본사에서 통합해 발송하는 개선실적도 갖고 있다.
<김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