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성무용 천안시장과 양승조·박상돈 국회의원이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이들은 4년 전에도 시장과 국회의원으로 만난 적이 있다. 모두 재선에 성공한 인재들. 예전보단 훨씬 여유있는 모습이 느껴졌다. 행정과 정치가 만나니 지혜가 모아졌다. 가뜩이나 국비확보에 진땀 흘리는 행정공무원들에게 국회의원의 정치활동은 단비같은 역할. 현안 해결에 서로들 죽이 맞았다. 끝나는 자리에서 성 시장은 기자들에게 한마디 던졌다. “우리 사이 좋죠. 자주 보고, 언론인들은 잘들 봐줘요.” 시장의 센스가 돋보였다.
하지만 돌아서면서 다음 교제가 4년 후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씁쓸함도 들었다. 왜냐면 4년 전 초임때도 그같은 말을 했지만 거의 교제가 없었기 때문이다.
‘전시성’ 또는 ‘형식적’으로 치부하기엔 귀중한 교제자리. 한번 웃고 담소나누는 자리로 끝낼 것인지, 아니면 격월에 한번쯤 지역현안을 놓고 서로의 필요성을 확인하는 것이 지역발전에 도움이 될지는 본인들이 잘 알 거다. 그것도 바쁘다면 보좌진에서의 교류를 추구하는 것도 바람직한 방법.
전에 한 보좌관이 시행정에 대한 불만을 제기한 적이 있다. “시행정은 국비확보나 현안해결에 국회의원 도움이 필요없나 보다. 오히려 우리에게 불퉁스럽게 대하기만 한다”고 푸념한 바 있다. 물론 그 보좌관도 시행정에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 다가서질 않기는 매한가지. 양측 관계에 혀를 찰 수밖에 없었다.
정당이 다르다는 논리로 지역발전을 저해하는 행위가 용납될 수 있을까. 오히려 ‘지역발전’이라는 대의를 놓고 상생하고, 그 과정에서 자질 등의 문제가 생기면 유권자의 판단에 맡길 수 있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서로의 힘이 필요하단 걸 알면서 굳이 등질 이유가 없다.
천안의 선거문화는 정당이나 사회분위기에 쉽게 미혹되는 곳이 아니다. 경험적으로, 한 정당이 독차지한 예가 거의 없고,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 의원이 재선되는 예도 찾기 드물다. 모두 하기 나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