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복 회장이 야생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내게도 야생화 정원을 만들겠다는 꿈이 생겼어죠.”
이현복(50)씨가 야생화를 안 것은 2004년. 이후 4년 세월이 그에겐 더없이 좋은 꿈을 꾸게 해줬다.
제법 유능한 만화스토리 전업작가로 살던 그. 자유롭게 살다 ‘야생화’는 어느날 느닷없이 그의 가슴에 박혔다. 별똥별이 가슴에 떨어진 듯.
“생각없이 나간 천안 농업기술센터 생활원예교육에서 운명의 야생화를 만났어요. 작가들이 그렇듯 밤샘작업에 치중하다 보니 낮시간이 무료하더군요. 그런 나에게 야생화는 들꽃의 자유함과 강인함을 갖고 다가왔죠. 내 생활과 흡사한….”
그리고 4년동안 야생화에 푹 빠졌다. ‘주경야독’이란 말이 있듯, 그도 낮에는 야생화에, 밤엔 소설쓰기에 바빴다. 수신의 별 꾸밈없이 살던 집도 하나 둘 야생화 작품이 널리고, 끝내 운치있는 집으로 변했다.
“야생화는요. 가만 보면 엄청 화려하고 강렬해요. 여기 보세요. 이 돌단풍은 바위에 뿌리를 내리고 사는데, 새벽이슬을 받아모아 생명력을 이어가고 있죠. 대체로 야생화는 작고 앙증맞은 꽃들을 피워내고 있어요. 색깔 하며 너무 아름답고 이쁘죠.”
야생화가 자라는 화분은 모두 제각각, 같은 게 없다. 화분이 금칠돼 있거나 화려화면 오히려 격에 안 맞는다. 깨진 항아리나 기왓장, 못쓰는 그릇 등에 야생화가 담기면 멋진 작품으로 재탄생된다. 재활용을 통한 환경정화에도 한 몫 하는 것이다.
“얼마 전 국보1호인 숭례문이 불에 탔을 때 국민의 한 사람으로 무척 가슴이 아팠죠. 하지만 더욱 슬퍼졌던 건 깨진 기왓장 등이 버려져 매몰했다는 것을 알고서였죠. 역사적 가치도 담고 있는 저 기왓장을 야생화 화분으로라도 활용됐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그의 열심 덕에 20명이 회원으로 있는 천안 바위솔야생화동호회 회장이 된 지 3년차. 아직 배울 점도 많아 이종희(전 회장) 지도교사를 ‘싸부’로 부르며 쫓아다니지만, 머지않아 그의 수신집에 번듯하게 ‘야생화 정원’을 만드는 걸 꿈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