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과 아산은 지리적으로 이웃사촌격. 하지만 아산은 2배의 도시규모를 갖춘 천안에 눌려 피해의식을 갖고 있다. 최근 천안 접경의 아산지역에 신도시가 형성되며 점차 대등한 관계로 발전하고 있는 천안·아산에 상생의 봄바람이 불어올 것인가.
바람은 엉뚱한 곳에서 불었다. 충청도에서도 팽팽한 접전이 예상되는 천안과 아산지역의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이 정략적인 물꼬를 텄다. 지난 3월25일 천안과 아산에 출마한 자유선진당 후보들이 공동기자회견을 자청, ‘천안·아산 상생정책발표회’를 가진 것. 지난 대선에서 통합민주당을 누르고 두 정당이 통합민주당을 누르고 높은 지지세를 보인 후 맞이한 2라운드 대결의 장. 한치 양보없는 싸움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뤄진 것이다.
이날 도병수(천안갑), 박상돈(천안을), 이명수(아산) 후보는 자유선진당이 충청도를 지지기반으로 하는 ‘충청도당’임을 강조하면서, 천안-아산간 국도21호 양방형 왕복8차선 확장 조기완공과 일본 소니-샤프간 합작선언에 따른 천안·아산지역 삼성전자 침체에 대해 공동대처해 가겠다고 밝혔다.
한나라당의 맞불작전은 5일 후에 이뤄졌다. 지난 3월30일 전용학(천안갑), 김호연(천안을), 이훈규(아산) 후보가 천안·아산역에서 ‘천안-아산 공동공약발표식’을 가졌다.
이들은 ‘충남경제의 핵심지역인 천안․아산은 서로 인접도시임에도 그동안 지역발전 사업 등을 추진하면서 각 지역간 이기주의에 빠져 일방적인 주장만 내세우는 등 갈등이 팽배했었다’고 밝혔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나섰다는 이들은 ‘천안-아산 상생발전을 위한 공동협의체구성’ 등의 공약을 발표하며 두 도시간 공동발전과 관련된 모든 사항에 대해 공동대처를 약속했다.
한편 이같은 정략적 상생정책발표를 바라보는 시각에 긍·부정이 함께 존재했다. 상생발전의 약속은 모든 정치인이 추구할 바람직한 부분. 하지만 정당후보들의 당락이 함께 하진 않을 터. 정당 내에서만의 상생발전 발표는 유권자표를 의식한 전시성 이벤트라는 지적이 크다.
<김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