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의 한나라당 갑·을 공천논란이 지역사회에 뜨거운 감자다. 윤종남(갑구)·김호연(을구) 공천내정자는 며칠 사이 천국과 지옥을 오르내렸다. 최근 정당성 논란에 빠진 이들은 지역당원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한나라당 최고위원회까지 문제시해 ‘보류지역’으로 분류했다. 두 후보는 17일 재심결과로 희비가 엇갈렸다. 갑구는 윤종남에서 전용학 후보로 공천내정을 바꿨지만, 비위혐의로 문제가 된 김호연 후보는 그대로 공천내정한 것. 하지만 한나라당 윤리위원회는 비리혐의 진정이 들어온 김호연 후보에 대해 다시한번 재심을 요청해 놓고 있다.
한나라당 최고위원회는 지난 14일(금) 천안 갑·을 공천내정에 문제가 있음을 인정 ‘보류지역’으로 분류했다. 윤종남 후보는 을구 공천희망자였다 느닷없이 갑구에 공천내정한 문제를 거론했다. 반면 김호연 후보는 선관위에 6가지 선거법 위반혐의로 검찰에 고발된 상태. 비위혐의자를 공천할 수 없다는 입장을 직시했다.
한나라당이 연일 공천문제로 시끄러운 가운데, 타 정당들의 행보는 경쟁력 후보 찾기에 골몰하는 상황. 통합민주당은 갑구에 양승조 현 의원을 낙점했지만 갑구는 공천내정에 망설이고 있다. 사정은 자유선진당도 마찬가지. 을구에 박상돈 현 의원을 내세웠지만 갑구는 미정인 채다.
천안 한나라당 ‘피말리는 전장터’
한나라당은 천안갑에 검사장 출신의 윤종남 후보를, 천안을에 기업가 출신의 김호연 후보를 공천내정한 바 있다.
천안을 공천보류지역으로 돌린 것은 ‘대의명분’에서 찾을 수 있다. 윤종남 후보는 당초 을구에 공천을 희망했다가 정작 을구에서는 4명을 뽑는 예선에서조차 떨어진 후 갑자기 갑구 공천내정을 확정, 정당성의 명분을 흐렸다. 이에 천안갑 당원협의회는 13일 ‘천안시민의 자존심을 짓밟은 만행’으로 규정하며 ‘불법하고 부당한 밀실, 낙하산 공천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만약 윤종남 후보가 사퇴하지 않는다면 모든 방법을 동원해 당원들의 정당한 의지를 관철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한나라당 최고위원회는 17일 윤종남에서 전용학 후보로 공천내정을 번복했다.
천안을 지역은 더욱 문제가 심각하다. 김호연 후보는 예비후보로 활동하며 6건의 사전선거운동 혐의를 받아 천안선관위가 검찰에 고발한 상태. 공천경합자들도 한목소리로 김 후보의 행태를 부정행위로 간주하며 중앙당에 공천재심을 요구했다. 하지만 17일 김호연 후보를 그대로 공천확정해 논란이 가중될 전망이다. 한나라당 윤리위원회마저 나서 김 후보의 공천내정을 심도깊게 재검토해 줄 것을 주문한 상태.
통합민주당의 공천논란도 한나라당과 다르지 않다. 다만 천안갑은 양승조 현역의원이 일찌감치 낙점받으며 안정된 선거체제를 갖추고 있다. 천안을은 13일 전략공천지역으로 분류해놓고 있다. 천안을 공천경합은 박완주·한태선·이규희 후보가 뛰고 있는 상황. 천안의 한 핵심관계자는 “셋 중에서 전략공천할 지의 여부는 알려진 바 없지만, 가급적 낙하산식 후보가 나타나지 않길 바랄 뿐”이라고 전했다.
자유선진당 또한 통합민주당과 닮아있다. 박상돈 현역의원이 천안을 공천내정을 확정받은 반면 천안갑은 오리무중. 장화순·강준식·도병수·황규한·김정식·강동복 후보와 10일경 이한선 변호사가 공천을 신청, 7명이 경합중에 있다. 천안의 한 핵심당원은 “이쪽은 전략공천을 할 것인지조차 도통 모르는 상황”이라며 말을 아꼈다. 다만 이회창 총재가 최근 ‘보석찾기’란 용어를 사용, 인재를 얻기 위해선 타 공천탈락자도 염두에 두겠다는 말이 천안갑에도 해당될 지 관심사다. 한때 천안갑에 나설 것으로 얘기된 조순형 의원은 비례대표를 받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한편 을선거구 무소속으로 등록했던 전기동 예비후보가 사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