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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공천논란 ‘일파만파’

을구공천 탈락한 윤종남씨 갑구에, 선관위 고발된 김호연씨를 을구에 공천 내정

등록일 2008년03월11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사상 유래없이 많은 후보들이 난립한 천안 총선후보들. 예비후보만 갑선거구 13명인데다, 을선거구 20명. 하지만 이런 난장판도 정당별로 한명에게만 주어지는 공천이 확정되면서 정리돼 가는 분위기다.

갑구 4명, 을구 10명으로 가장 많은 예비후보가 나왔던 한나라당은 공천내정자로 갑구에 ‘윤종남’, 을구에 ‘김호연’ 후보를 낙점했다. 윤종남 후보는 ‘검사장’ 출신으로, 김호연 후보는 ‘기업체 회장’이라는 배경을 깔고 있다. 이에 따라 공천을 희망했던 많은 예비후보자들이 체념이나 탈당 후 진로를 모색하고 있다.

공천내정에 멀어진 예비후보들 선거사무소의 전화가 불통인 경우가 많고, 예비후보 휴대폰마저 연락이 안되는 상황. 1차 공천내정에 탈락한 박중현 한나라당 천안을 예비후보는 “무소속 출마도 고려하고 있으나 현실적인 부담이 커 고심하고 있다”며 한발 물러선 상태다.
윤종남(천안갑)과 김호연(천안을) 공천내정자


지난 대선때 한나라당과 정당지지율이 비슷했던 자유선진당은 을구를 ‘박상돈’ 현역의원으로 못박고, 갑구 공천내정을 저울질하고 있다. 장화순·강준식·도병수·황규한·김정식·강동복 후보가 진을 치고 있는 상황에서 당은 좀 더 경쟁력 있는 조순형 6선의원을 전략공천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조순형 의원은 조병옥 박사의 손자로 천안에서 출생했다.

자유선진당과는 달리 통합민주당은 경합자가 없는 갑구 공천에 ‘양승조’ 현역의원이 유력한 상황이다. 을구는 박완주·한태선·이규희 후보가 공천을 희망하고 있다.


한나라당 예비후보 ‘공천반발’ 거세

한나라당의 인기가 오히려 독배가 될 전망이다. 많은 예비후보들이 한나라당에 집결했으나, 공천내정은 단 한명. 탈락한 후보들은 연일 거친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공천내정자로 뽑힌 윤종남·김호연 후보는 둘 다 문제를 안고 있다.

윤종남 후보는 처음 천안을에 예비후보자로 등록했다. 윤 후보가 선택한 지역은 ‘천안 을지역구’였던 것. 하지만 1차 공천에 떨어졌다. 한나라당이 1차공천자로 내정한 후보들은 김호연·정준석·장상훈·이정원이었다. 검사장 출신이 기업체 회장과 한국산업재단이사장, 지역에서 4선을 지낸 시의장 둘을 뛰어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역전은 갑구에서 나타났다. 한나라당은 을구의 4명속에 들지 못한 윤종남 후보를 갑구 공천경합에 끼여넣었고, 결국 엄금자·전용학·정일영·강방식 후보를 밀어내고 공천을 내정받았다.

특히 1차 공천내정을 받은 전용학·정일영 전 국회의원은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공천내정에 의심을 품지 않았던 전용학 후보는 8일(토) ‘한나라당 천안갑 공천결과는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성명을 냈다.

“열심히 일한 사람이 대접받는 사회가 돼야 한다. 그동안 충남공동선대위원장으로 지방선거 승리에 일조했고, 7·11 전당대회 이후엔 사무부총장을 맡아 당무에 기여했다. 대통령 선거때도 충남선대위 총괄본부장으로 충남승리를 견인했다”고 말했다. 전 후보는 “이런 상황에서 ‘천안을’에 신청했다 1차심사에서 탈락한 사람이 갑에 공천한 것은 한참 상식을 벗어났다”며 “앞으로 거취문제는 당 소속 시·도의원들과 당원들, 주민의견을 들어 정할 것이고, 기회가 주어진다면 이같은 후진적 공천문화와 제도 개혁에 힘쏟겠다”고 밝혔다.

김호연 후보는 ‘6건의 사전선거운동 혐의자’라는 꼬리표를 붙인 채 본격적인 선거경합에 나설 전망이다. 예비후보로 등록 이후, 기업광고 등으로 선거위반 논란으로 휩싸였던 김 후보는 공천 내정되기 3일 전 천안선거관리위원회에 정식 고발됐다.

장상훈, 안선원, 최기덕, 허 전, 이정원, 정준석 6명의 후보는 지난 19일 천안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합법을 가장한 불법선거운동’이라며 불공정성을 성토하기도 했다.

김호연 후보에게 공천이 내정되자 1차 공천내정자였던 정준석·장상훈·이정원 후보는 9일 ‘공천재심요청서’를 중앙당에 보냈다. 이들은 ‘선관위가 불법선거임을 적시해 고발한 해당사항을 심도깊게 파악해 귀중한 의석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없도록 해달라’며 ‘모든 후보가 승복할 수 있도록 합리적인 판단 하에서 제고해 달라’고 주문했다.

정준석 후보는 개인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그는 ‘선관위를 통해 검찰에 정식 고발됐고, 지역언론과 방송이 연일 보도한 상황에서 김호연 예비후보를 공천한 것은 한나라당이 그간 천명해온 공천기준에 적합한 것인지 반문하고 싶다. 불법선거행위의 단서가 뚜렷한 사람을 공천한다면 당의 이미지를 해칠 뿐 아니라 총선승리에 결정적 저해요인이 될 것’이라며 최고위원회의 과정을 거쳐 재심의해 줄 것을 요청했다.

김학수 기자 (pusol011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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