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들 사임촉구, 신임사무국장 인준 조건부 승인
천안문화원에 ‘정상화’라는 볕이 들기 시작했다.
천안문화원 문화가족회원(회장 윤인자)들이 지난 6일(목) ‘문화원을 한순간에 만신창이로 만들어놓고도 몰상식으로 일관하고 있는데 대해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는 성명서를 발표한 후, 문화원은 10일(월) 신임 사무국장 인준을 위해 이사회를 개최했다.
일부 이사들만 참석한 이 자리에서 권연옥 문화원장은 “내년 1월경 총회때까지는 내 거취를 정리하겠다”고 밝히며, 예전 직원들과 일부 부위원장을 향해서는 ‘죽써서 개준다’는 표현까지 써가며 그네들이 실권을 잡게 하지는 않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허용기 이사는 직원들의 월급과 각종 보조금이 묶여 있다는 부분을 강조하며 “굳이 총회까지 기다릴 것 뭐 있냐”며 “대법원 판결까지 난 지금 원장은 부끄러워서라도 스스로 물러나야 하며, 부위원장을 비롯한 이사들 모두 깨끗이 물러난 후에야 정상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공감대를 갖고 있는 황각주 이사도 “현 원장이 추천해 이사가 됐지만, 새로운 원장체제에서 정상화가 가능하다는 판단아래 내 의지가 관철되길 바라며 먼저 오늘부로 이사를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김상락 단국대 교수는 문화원 파행과 관련해 “지원 안해주면 압박에 못이겨 정상화가 이뤄질 거라는 원초적 발상이 놀랍다”고 전제한 뒤 “원장이 빠른 시일 내에 거취를 정한다고 하니, 이제부터라도 100만 도시체계와 문화원 경영의 투명성을 위해 ‘정풍운동’을 벌여나가겠다”고 피력했다.
한편 이번 신임 사무국장 인선과 관련해 문화원측은 4명이 응시해 인사위원회 면접을 통해 1명이 선정됐다고 밝혔다. 이날 15명이 채 안되는 이사들은 기존 사무국장이 무혐의로 풀려나는 것을 조건부로 사무국장 인준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행중에 문제 당사자인 원장이 직원을 인선한 것을 놓고 인정할 수 없다는 의견도 분분해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