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너 닫기
뉴스등록
맨위로

가장 오래된 역사, 문협후원회‘15년을 한 걸음으로’

문인협회 70여 명의 안식처… 재미와 화합, 그 속에 꿈틀대는 향토사랑

등록일 2007년10월30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예쁜 아가씨의 황홀한 눈웃음에 뇌살돼 후원회장이 된 지 15년째입니다.’

고희를 언제 넘은지도 모르겠다는 김석화 문협후원회장의 낙천적 삶이 후원회에도 고스란히 배어있다.

‘예쁜 아가씨’는 소중애 현지부장의 15년 전 모습을 가리킨다. 천안문인들의 자존심은 1년에 한번 나오는 ‘천안문학’에 있었지만 당시 가난뱅이 글장이들에겐 보릿고개에 쌀 구하는 격으로 출간이 어려웠던 시절, 소지부장은 후원회 필요성을 절감해 무대포로 김석화 산부인과 원장을 찾아갔다.

“싫다는 기색을 보여도 ‘천안에 제일 가는 미녀가 찾아왔는데 안 받아줍니까’ 하며 목숨걸고 간청했죠. 몇몇 아는 분들 소개로 찾았는데, 거기서 퇴짜맞으면 아무것도 안되겠더라구요.”

이같은 인연으로 시작된 거래는 장장 15년을 이어오며 악어와 악어새 관계로 발전해왔다.

“내가 부족한 사람이어도 세가지는 확실히 챙겼다는데 기쁨을 가집니다.” 김 후원회장은 머뭇거림 없이 정리된 성과를 조목조목 밝힌다.

“먼저 내 주변인맥을 후원회로 끌어들여 31명이 시작했고, 그네들은 지금도 거의 함께 하고 있습니다. 또한 목숨같이 여긴 ‘천안문학’은 1년에 2권씩 어김없이 펴낼 수 있도록 도왔고, 무엇보다 문인과 후원회원들간 한 식구로 만나면 재미있도록 생각을 하였습니다.”

실제 지난 10월 중순에는 수신면 감농장을 하는 회원의 초대로 즐거이 하루를 보냈고, 11월 초순에는 한 지인의 초대로 야유회가 예정돼 있다. 후원회 잡지도 내봤고, 정월대보름이면 후원회장집에 모여 척사대회를 가진다.

체육대회에는 문인과 후원회원들을 위해 사들인 생맥주 기계가 바삐 돌아가며, 겨울에는 눈내리는 밤 누구든 시낭송에 흠뻑 취해 하나가 된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 서로를 아끼는 후원회와 문협의 결속력은 15년이란 세월과 함께 혼합되고 용해되어 피아를 구별키 힘들어졌다.

하지만 사이는 좋아도 아쉬움은 이들이 안주하지 못하도록 채찍질한다. 뒷바라지를 열심히 해대어도 문인들이 최고를 겨루지 않는다면 허망한 일이며, 후원회도 ‘천안문학’ 자체만이 아닌 ‘이기영문학상’이나 문인들이, 또는 시민들이 좀 더 문학을 즐길 수 있는 여건마련이 절실한 때로 여긴다.

이같은 이유로 김석화 후원회장은 지난해 ‘천안문학 40집’ 발간에 붙여 “21세기에 걸맞는 문학의 저변확대를 위해 탁월한 안목의 소유는 물론 패기와 활기 넘치는 유능한 젊은 지도자로 마땅히 대체돼야 한다”며 새로운 후임자를 강하게 희망했다.

모든 시민이 함께 하는 후원회가 과연 가능할까? 그러기 위해서 문인들은 ‘향토작가로의 강한 사명감’과 ‘문학에 대한 순수한 열정’이 필요하다고 밝힌다. 또한 이 둘을 갖고자 하는 열망이 싹틀 때 문인들이 해야할 과제는 산더미처럼 쌓여있음도 볼 것이며 회피해서도 안될 일에 부딪쳐 고민하게 될 것이라고 전한다.

문인들은 자신들의 순수작품세계에 몰입하기도 하지만,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대한 각종 현안에 대해 냉철한 눈으로 주시하고 비평을 통해 여론을 주도하는 근본의 역할에도 충실할 것임에 의심하지 않는다.

천안을 대표하는 역사적 인물은 누구며, 지역에 떠도는 전설과 민담, 설화를 발굴하고 재각색하는 일, 천안의 대표적 축제를 비판·발전시키는 일, 또한 팽배한 지역이기주의나 노인문제, 경제문제, 재래시장과 대형유통마트간의 관계형성 등등 헤아릴 수 없이 많다.

한 연극협회 관계자는 “지역작가가 쓴 지역소재의 희곡들이 쏟아져 나와 다른 분야의 작품에 도입할 수 있었음 좋겠다”고 귀띔한다.

 

김학수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관련뉴스 - 관련뉴스가 없습니다.
유료기사 결제하기 무통장 입금자명 입금예정일자
입금할 금액은 입니다. (입금하실 입금자명 + 입금예정일자를 입력하세요)

가장 많이 본 뉴스

종합 뉴스 라이프 우리동네 향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