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흥(33·천안소년소녀합창단 지휘자)
“세계 최고의 합창단을 만드는게 내 목표입니다.” 천안시립합창단원이기도 한 김기흥 천안소년소녀합창단(이하 천소합) 지휘자의 꿈은 야무지기만 하다. 이제 1년된 합창단을 내년 7월 오스트리아 그라쯔에서 열리는 ‘세계합창올림픽’에 출전해 진가를 알리는 것이 첫걸음의 포부라고 말할 땐 눈빛이 강렬해진다. 이 때문에 지난해 중국 샤먼시에서 열린 세계합창올림픽은 혼자서 다녀오며 열의를 불태웠다. “2년에 한번 열리는 올림픽으로, 세계에서 가장 공인된 합창대회입니다. 중국대회는 80여개국 2만5000명이 참가한 대회로, 참 대단했어요. 우리나라에선 경주YWCA 소년소녀합창단이 종교음악에서 그랑프리를 받아 깜짝 놀라기도 했죠.”안성사람 김기흥씨가 천안에 온 것은 시립합창단 때문이지만, 정작 ‘천안사람’이 되려는 것은 소년소녀합창단을 세계에 내놓기 위한 숙명(?) 때문이다. 수원시 늘푸른 소년소녀합창단 부지휘자와 화성시 소년소녀합창단 지휘자로 보낸 이력도 돌이켜 보면 천소합의 세계화 준비 작업쯤으로 비춰진다. 지난해 7월 오디션을 통해 40명의 연주클럽을 모집하고, 이어 12월 25명의 교육클럽을 모집했다. 연주클럽이 메이저라면, 교육클럽은 마이너로 구분된다. 지난 9월 초순 시민문화회관 대강당을 가득 메운 관객을 앞에 두고 천소합의 창단연주회가 성황리에 끝이 났다. 기흥씨는 청소년 문화예술단체의 존재를 알릴 수 있었던 점과, 아이들을 통해 어른도 함께 즐길 수 있는 문화를 가질 수 있었던 점에 이날 연주회의 의미를 뒀다.천소합의 지휘자로는 처음 나선 무대여서 공연이 끝난 뒤, 잠자리에 들면서도 아쉬움은 머리에 남아 뱅뱅 돌았다. “너무 많은 것을 보여주려다 보니 공연시간이 늘어졌고, 이 때문에 자리를 뜨는 관객들이 보였고, 전체적인 공연 진행상황도 매끄럽지 못해 다소 소란스러웠던 것 같아요.”하지만 천소합의 창단목적인 세대간 계층간 벽을 허물고 누구나 쉽게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청소년문화예술교육을 발전시켜 나가는데 작은 힘을 보태고 싶다는 점과, 더 나아가 천안소년소녀합창단을 세계 최고반열에 올려놓겠다는 야심찬 포부는 더욱 용솟음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