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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둥근 달에 소원좀 빌어볼까’

둥근 달에 소원좀 빌어볼까’

등록일 2007년09월18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옛 전통풍습 사라졌지만 고향찾는 이들 많아… 화합의 물결추석(음력 8월15일)은 설, 단오와 함께 우리나라 3대 명절의 하나로 꼽힌다. ‘한가위’라고도 하는데 신라때 길쌈놀이인 ‘가배’에서 나온 말이라고도 한다. 추석은 햇과일과 햇곡식으로 차례를 지내고 성묘를 하며, 일가친척들이 모여 다양한 민속놀이를 즐겼다. 추석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송편이다. 맵쌀가루를 반죽해 팥, 깨, 콩 등을 넣고 반달모양으로 빚은 떡인데, 추석 전날 온 가족이 모여 송편을 빚으며 얘기를 나누다 보면 어느덧 해묵은 갈등이 싹 사라진다. 하지만 요즘 추석은 예전 같지 않아 씁쓸하다. 풍성한 먹거리와 놀거리는 더이상 찾아보기 힘들다. 형편은 예전과 비할데 없이 나아졌지만 차례상을 대신 준비해 주는 업체가 성행할 정도로 마음의 정서는 반비례하고 있다. 추석을 휴가개념으로 보고 해외여행을 가는 기회로 삼는 사람들도 해마다 늘고 있다. 고장마다 다르겠지만 추석을 맞은 천안지역은 조용하다 못해 고요하다. 민속행사에 대한 정보는 시행정도 건져낸 게 하나 없다. 한때는 마을마다 씨름판도 벌어지고, 휘영청 밝은 달을 쳐다보며 소원을 빌었던 ‘달맞이’도 행해졌다. ‘거북놀이’도 있었고 ‘소놀이’도 있었으며, 문화원 주관으로 비석치기나 딱지치기, 팽이치기 등도 즐겼었다. 민병달 전 천안문화원장은 “추석이 3대 명절이긴 하나 농번기철인 관계로 민속놀이가 많지 않았다”며 “특히 이 지역은 독특한 추석풍습을 갖고 있지 않아 햇곡식으로 조상께 차례를 지내자마자 서둘러 들녘으로 나갔다”고 한다. 천안전통문화연구회가 전하는 ‘차례상’ 추석과 설만 되면 차례(상)를 놓고 옥신각신하는 집안들이 많다. 상차림을 놓고 내가 맞다, 네가 맞다 옥신각신하다 꺼림칙하게 끝나기 일쑤다. “내년부턴 제대로 해봅시다” 다짐도 해보지만 매년 맞이하는 명절에는 똑같은 말다툼이 번복되기만 할 뿐이다. ‘천안 전통문화연구회(회장 전재분)’는 이같은 집안들의 차례(상)를 위해 일반 서민들에 맞춘 기본안을 제시해 놓았다. 전재분 회장은 “조상에 대한 존경과 애도의 표시로 변화한 것이 차례(제례)이며, 가정의례준칙으로 많이 간소화됐다”며 “하지만 효의 표시로 드리는 것이기에 ‘정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종류도 많고 절차도 까다로운 과거 제례. 한때 명분에 치우친 허례허식으로 경제적·시간적 부담을 초래했던 제례(차례)에 대해 전 회장은 “형식을 재구성해 사람 편의에 맞춘 차례로 집안 화합을 도모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 차례 절차 1.강신/ 분향, 뇌주 2.참신/3.헌작/ 단헌으로 주인이 찻잔에 차를 가득 채운다. 주인이나 집사가 중앙에 수저를 엊는다. 젓가락을 들어 시저(시접)에 정저한다. 주인만 2배 한다.(독축, 합문, 계문은 하지 않는다) 4.진다/ 식사 후 숭늉을 올린다. 숭늉그릇에 수저를 올린다. 잠시 후 수저를 시저(시접) 위에 다시 담는다.(떡국차례 시에는 숭늉을 올리지 않는다) 5.사신/ 물림절로 참석자 모두가 절을 한다. 6.철상/ 지방을 썼을 경우 지방을 불태운다. 상을 물린다. 7.음복/ 조상이 남겨주신 음식을 자손들이 나누어 먹는다. 무연고묘 ‘올 추석도 쓸쓸’구룡동 구룡리 공동묘지 한 켠에는 행려사망자를 비롯해 무연고묘 120여 기가 안장돼 있다. 가족이 버린 묘도 있다니, 그 삶은 얼마나 고단했을까. 그나마 사회보장제도에 따른 배려가 아니었으면 땅에 묻힐 한 평의 공간도 없었을 터.시행정의 배려에도 무연고묘는 초라하기 그지없다. 1만7000평의 구룡동 공동묘지에서 이들에겐 그 흔한 비석 하나 없고 숫자로 생을 마감한 날을 알려주는 나무팻말만 꽂혀있다. 봉분형태가 둥글지 못하고 관이 묻힌 상태로 흙을 쌓아올렸을 뿐 잔디뗏장도 없다. 비오면 오는 대로, 빗물로 골이 지면 봉분의 흙도 떠밀려 가는 신세.흙으로 다져진 봉분은 어느 풀씨가 날아와 자리잡느냐에 따라 터주가 된다. 그러다 보니 가장 억세고 질긴 풀들이 봉분을 점령하고, 사람 크기만큼 자라 덤불을 이뤘다. 어차피 맨 흙으로 있기 보다는 억새풀을 친구삼는 것이 보기가 낫다. 올해도 무연고묘는 시행정에서 벌초해 주는선에서 추석을 맞는다. 명절때 합동분향이라도 지낼 수 있도록 강구해보겠다는 생각도 들지만, 올해도 그냥 넘겨야 할 모양이다.

김학수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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