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에 새로운 소극장이 생겼다.
지난 5월 개관기념공연 ‘누가 누구?’부터 시작해 벌써 성인극 서너 편을 소화하고 있고, 10월 초순에는 이곳 대표로 있는 탤런트 ‘허윤정’의 뮤지컬 모노드라마 ‘써니’가 준비돼 있다.
다람쥐 쳇바퀴 돌리듯, 아리소극장은 한 주도 쉼 없이 무대를 사용한다. 그런 가운데 최근 메이저급 용병이 사무국장에 투입, ‘아리소극장의 번영’을 꿈꾸게 됐다.
최근까지 한국예총 경기도사무처장을 맡았던 이덕근씨는 97년 과천 세계공연예술제 조직위원, 과천시민의 날 행사 총감독, 2000년 세계도자기엑스포 2001경기도 행사감독을 비롯해 각종 무대연출가로 활동해 왔으며, 과천에서 연극협회장과 예총지부장을 역임하고 현재는 극단 ‘청계’ 대표와 한국연극협회 감사로 있다.
그가 주무대인 과천을 등지고 과감하게 천안에 내려온 것은 오로지 ‘아리소극장’ 때문이다.
건물주가 아리소극장을 통한 지역 연극문화 활성화를 목표로 삼고 있는 것.
“내 작은 힘이라도 보태 아직 불모지인 천안의 소극장문화를 한 단계 성장시킬 수 있다면 벅찬 보람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소극장 자체 열의는 무척 높아 있으나 수많은 난제(難題)가 깔려있다.
“두세 번 꽤 괜찮은 공연물임에도 객석 점유율이 밑바닥이었다는 것은 천안의 관객층이 얇다는 반증 아닌가 하며, 근본적으로 개혁하지 않고서는 극복하기 힘들다는 걸 느끼죠.”
천안공연에 적은 호응도로 쓴 맛을 본 아리 식구들은 그의 기획력과 경력, 능력에 거는 기대가 크다.
그가 추진하려는 기획구상에는 다채로운 청소년뮤지컬, 소외계층 무료공연, 천안시와 공동주관사업, 여성연극교실 운영, 정기·기획공연이 자리잡고 있다.
“연극학원과 소극장을 함께 하는 곳이니만큼 먼저 지역문화코드를 읽고, 인맥을 넓히면서 아리소극장과 시민간 원활한 소통을 찾아나갈 계획입니다. 물론 수준높은 공연작품을 꾸준히 생산해내는 일에 소홀함이 없어야 하겠죠.”
인맥이라면 이미 천안 관내 연극공연 관계자들 상당수와 교분을 갖고 있어 이들과의 ‘유기적 관계’를 어떻게 형성할까 하는 것이 그의 요즘 고민거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