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굿패얼의 곽상용 대표와 당나루 전국주부풍물대회에 처음 출전하는 주부풍물단 일부가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천안 주부들의 풍물 실력이 과연 전국에 통할까?
제대로 된 실력을 갖춘 천안주부들이 전국규모 풍물대회인 ‘제11회 충청남도지사기 전국주부풍물대회’에 도전해 관심이 모아진다.
천안풍물을 대표한 팀은 민족굿패얼(대표 곽상용)의 주부풍물단 40명. 민족굿패얼 주부풍물단은 나이는 가장 어리지만 경력 10년차의 베테랑인 이명숙(39)씨가 상쇠를 맡았다.
주부풍물단의 평균나이는 47세. 나이는 40에서 58세까지, 경력은 1년부터 10년차까지 다양하다.
이번 풍물대회는 ‘당나루풍물놀이’가 주관으로 나서 10월5일(금) 오전 10시 당진군 신평면에 위치한 삽교호 광장에서 치러진다.
참가자격은 36인 이상 주부로 시장이나 군수, 민예협 이사 추천을 받은 풍물팀에 한하며 문화제 기능보유자 소속팀은 제외된다. 팀당 20분 이내로 연희할 수 있는 작품이며 충남대회 예선통과 2팀과 전국대회 예선통과 3팀이 본선에서 자웅을 겨룬다. 알려지기는 현재 충남도내 14개팀, 전국 16개팀이 참가접수한 상태다.
이중 민족굿패얼이 보는 객관적 전력은 10위 안팎. 하지만 참가주부들이 남은 기간 얼마나 단합하며 연습하느냐의 열의로 등수가 갈릴 거라는 판단 아래 ‘천안의 자존심’을 내걸고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천안은 작년과 재작년도 다른팀이 참가했지만 처음부터 참가하는데 의의를 둬 성적이 저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올해는 지난해 흥타령축제 춤페스티발에서 대상을 거머쥔 실력의 민족굿패얼이 나서면서 기대 또한 높아진 상태다.
주부풍물단 “천안에 부끄럽지 않은” 노력 다짐
“자존심을 걸었지만 걱정도 됩니다. 사물놀이는 몇 번 출전해봤지만 주부단으로 구성된 풍물대회는 첫 출전이거든요. 더구나 노력한 대로 결실을 맺겠지만 모든 참가팀의 욕심이 그렇듯 우리도 대상을 거머줬으면….”
이명숙씨는 포부를 내보이면서도 상쇠로서의 책임감 때문인지 결연한 눈빛을 보인다.
‘풍물놀이’ 혹은 ‘풍물굿’이란 꽹과리, 장고, 북, 징의 네가지 악기(사물)와 나발, 소고 등의 악기를 기본구성으로 하며 악기연주와 몸동작 그리고 진을 구성하며 하는 놀이와 연희를 모두 가리키는 말로, 몸이 고정된 사물놀이와는 힘과 격이 다르다.
수십 명이 하나로 어울리는 풍물놀이는 연습과 열의가 좌우하는데 두 달 정도의 열심이 과연 어떤 성과를 맺을지는 누구도 모르는 것. 하지만 민족굿패얼 주부풍물단은 걱정을 앞세우지 않는다.
주부와 직장인으로 뛰면서 일주일에 세 번 저녁시간을 이용해 3시간동안 삼거리공원에서 맹연습을 하는 것이 한달 전부터 습관화돼있다.
풍물대회이긴 하지만 놀 수 있는 마당이 펼쳐진데 회원들의 즐거움이 있다. 가족들도 대부분 적극 권장하는 편. 임옥화(50)씨는 “이 생활을 즐기기 위해 가족에 충실하고 주부역을 말끔히 소화하는데 무슨 불만이 있을까” 하며 보란 듯이 큰 소리다.
예전에는 가정주부로, 누가 놀리듯 ‘솥뚜껑 운전사’로 취급받았지만 이제는 ‘주부이자 당당한 생활인’으로 거듭났다고 자랑이다. 김희정(43)씨는 풍물을 배우면서 심한 우울증을 치료한 경우다. 학교다니는 아들이 엄마 걱정에 조퇴할 정도로 우울증에 시달린 김씨는 “어느땐 베란다에 앉아 멍하니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깜짝 놀라기도 했다”고.
지금은 누구보다 밝은 얼굴로 가족들은 “제발 나가라고” 성화란다. 지난 8월28일 9명이 모인 주부풍물단은 본지 지면을 통해 “천안 이름에 부끄럽지 않은 대회를 치르겠습니다” 하며 천안시민에게 파이팅을 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