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귀분(52·한지공예가)씨.
한지공예가 소귀분, 단청장 김준웅, 석공예가 배방남천안에서도 국가가 인정하는 인간문화재(중요무형문화재)가 탄생할 수 있을까.
천안은 문화예술인들 스스로 ‘문화예술의 불모지’라 말할 정도로 열악하다. 인구 50만에 무엇 하나 내세울 장르도 없고 전국적으로 이름난 인물도 없다. 그나마 몇몇 ‘무형문화재’를 꿈꾸는 사람들이 있어 관심이 모아진다.
이중에도 무형문화재에 가장 근접한 이를 찾는다면 도 무형문화재로 등록된 단청장 김준웅(64·천안 성정2동)씨와 지난 99년 (사)한국중요무형문화재기능보존협회에 일반회원으로 등재된 한지공예가 소귀분씨가 아닐까.
이들과 함께 천안 풍세면에서 민학전가를 운영하고 있는 배방남(석공예가)씨도 무형문화재에 도전하고 있는 천안의 대표적 3인방이다.
소귀분 “쉽지 않은 도전이에요”
소귀분(52·한지공예가)씨는 99년 (사)한국중요무형문화재기능보존협회 일반회원으로 정식 등록됐다.
이곳 300명의 협회원이 대부분 중요무형문화재나 그 후보 또는 명장으로, 소씨처럼 일반회원으로 가담한 이들은 한손가락에 꼽힐 정도.
이런 소씨를 주변에서는 ‘무형문화재나 명장에 버금가는’ 반열로 인정하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다.
하지만 소씨와 주변사람들의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실력으로라면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고 자신하지만 소씨보다 유리한 입장에 선 2명의 경쟁자들 또한 ‘무형문화재’가 되기 위해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김인숙·심화숙씨도 소씨처럼 (사)한국중요무형문화재기능보존협회 회원이며 가장 중요한 대외활동에 적극적인 경향을 갖고 있는 상황.
김인숙씨는 지난해 무형문화재로 신청까지 했다가 건강악화로 보류됐지만 최근 회복되면서 활동재개가 가능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소씨에겐 악재가 겹쳐 좌불안석(坐不安席)이다. 먼저 연로하신 어머니의 병환이 깊어져 경황이 없고, 그동안 자기 일에만 몰두해온 터라 대내외 인지도가 뒤쳐져 있다.
언론에 게재된 활동근거도 스크랩해놓지 못해 중요한 서류심사 등에도 밀린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스님인 그의 스승조차 입적해 업계 영향력도 미비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소씨를 잘 아는 곽상용 천안 민족굿패 ‘얼’ 대표는 “실력 하나만 내세워 경쟁하기는 참 벅찰 것”이라며 “천안에서도 국가 무형문화재가 탄생하도록 천안시민들의 관심과 격려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소씨는 최근 열린 ‘2007 대한민국 현대여성민술대전’에서도 특별상을 수상하고, 8월3일부터 8일까지 경기 안산시 단원미술관 3관에서 전시회를 가졌다.